DJ의 현실정치 인내로 함께 가고 있는 JP곡예의 한계는 도대체 끝이 없는것 같다. 민주당의 정풍파문으로 우당은 물론이고 청와대까지 온통 심기가 불편한 판에 연속 DJ압박용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다.
JP는 자민련 창당6주년 기념식에서 “내각제 실현의 신념아래 한발짝 한발짝씩 가고 있다”면서 새삼 내각제를 거론했다. 김종호 총재대행은 당직자 간담회에서 “다음 대통령은 반드시 김종필 명예총재가 돼야 한다”며 거듭 JP대망론을 폈다. 하지만 내각제가 실현되거나 JP가 여권의 대권후보가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자민련내에서도 별로 있을 것같진 않다. 내각제 거론은 DJP 공조합의시 임기 후반부는 내각제로 하여 자민련이 국정책임을 맡기로 했던 점을 DJ에게 일깨우는 저의로 보는 것이 객관적 판단이다. 재차 강조된 JP대망론 역시 마찬가지다. 따지면 내각제와 대망론은 상충되는 것인데도 되레 이를 무기화 하여 양동작전을 펴고 있다. 이는 가깝게는 DJ인기 하락은 자민련 공조탓이라는 이상수 민주당 원내총무 발언, 그리고 이한동 총리 인책설에 대한 자구적 저항이며, 멀리는 차기공조에 대비해 유리한 고지를 겨냥하고자 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당초 DJP내각제 약속은 다만 구실일뿐 정작 실현될 것으로는 당사자들도 믿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 시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4·13총선에서 공동정부 파기를 목소리 높여 외쳐댄 JP는 민주당 국회의원을 빌려 교섭단체를 만들어가며 관계를 복원했다. 원칙도 명분도 없는 DJP공조는 상황논리만이 지배된 정치 서커스의 극치다. 캐스팅 보트의 위세로는 지극히 저급한 JP곡예를 더 구경하고 싶은 관중이 얼마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볼 때가 됐다.
JP가 일찍이 혁명에 성공한 일세의 풍운아로 역사에 기억되기를 바란다면 더 이상의 잔재주는 부리지 않는 것이 좋다. 그의 후광을 입고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추종자들에게 더 이용당해도 안되고 추종들을 더 이용해서도 안된다. 기왕 그린 구도는 불만이나 그래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과욕은 인생의 말기를 추하게 만든다. 3김 가운데 유일하게 집권 못한 것을 한 맺히게 생각하면 더 큰 불행을 자초한다. DJ가 임기를 마치면 재야에 조용히 묻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JP도 야인으로 여생을 조용히 보내는 것이 순리다. 더는 시류만을 줄 타는 난세의 간웅이란 세평을 듣지 않길 바란다. 역사의 무대가 되풀이 되는 주연을 거부하는 것은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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