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장애인 인권위원회

어제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불우장애노인 100쌍을 초청한 가운데 가진 합동회갑연은 시종 인정의 훈기가 감돌았다. 부대행사 역시 풍성했다. 김광자 수원대교수의 고전무용에 이어 칸텔레나 싱어즈 등이 출연한 연예인 초청공연이 있었다. 선물 또한 푸짐했다. 경기농협, 수원시교육청과 행사임원 등이 각종 옷가지 1천여점을 기증했다. 이무광 수원시부시장, 김용서 수원시의회의장 등 많은 내빈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행사는 경기도장애인 인권위원회(회장 연창흠)가 베풀었다. 장애인 인권신장을 위해 지난 3월 13일자로 경기도에 등록, 출범한지 얼마 안되는 이색 민간 사회단체다. 첫 행사로 가장 소외되고 있는 불우장애노인들의 합동회갑연을 가진것도 특이하다. 연창흠회장은 인사말에서 “장애인 상당수가 생활고 때문에 일생에 단 한번뿐인 회갑연을 갖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불우 장애인들에게 다소나마 생활의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에 충분하다. 장애인복지는 순간의 관심보다 더불어 사는 평생의 직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본질이긴 하다. 그러나 이미 자활의 능력을 갖기 어려운 불우장애 노인들에게는 순간의 관심이나마 마음의 보약이다.

선진사회는 궁극적으로 사회복지가 잘된 사회를 말하며, 복지사회 척도는 장애인, 특히 불우장애 노인들에 대한 관심도가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사회복지 정책은 이 수준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절실한 이유는 이때문이다. 살기가 점점 힘들다 보니 더욱 삭막해진다.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으면 친구도 소원해지는 세태가 돼간다. 이런가운데 아무도 돌보지 않은 소외계층을 보듬는 독지가들이 있다는 것은 한줄기 빛이다. 연이나 메마른 세태에도 신선한 인정의 샘은 있다. 경기도장애인인권위원회는 불우장애노인 합동회갑연을 해마다 지속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을 앞장서 맡는 뜻깊은 마음이 무척 돋보인다.

/白山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