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정수 줄이기

현역 국회의원들이나 미래 국회의원 출마자들이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겠지만 다음 17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정수를 91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언론인 윤창중(尹昶重) 논객의 주장이 또 다시 널리 회자되고 있다. 현행 273명에서 3분의 1로 줄이자는 이 주장은, 일반 기업체도 인력을 3분의 1, 4분의 1로 구조조정하고 있는데 국회라고 해서 의원수를 줄이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강조한다. 사실 서울시 국회의원을 현행 45명에서 3분의 1인 15명으로, 경기도 국회의원을 현행 41명에서 14명, 인천광역시 국회의원을 11명에서 4명 정도로 줄인다고 해서 국정운영에 지장받을 리도 없다.

지금 정치인력이 부족해서 정치가 잘 풀리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다. 되레 잘낫다고 떠드는 입이 너무 많아서 혼란을 가중시킨다. 국회의원 지역구를 현행 227명에서 70명, 전국구(현행 46명)를 20여명 정도로 축소시키면 정치의 엄청난 소모성이 나라 전체에 걸쳐 줄어들게 된다.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면 의원 각자의 권력은 3배 이상으로 확대되니 이 얼마나 좋은가. 국민대표성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력이 높아지고 책임감이 커져 공부하고 연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공천권을 유일무기로 꽉 쥐고 있는 당 총재가 막강해진 의원들을 거수기로 전락시키거나 대권경쟁의 들러리로 쉽게 내세울 수 없게 된다. 의정활동에 대한 국민 감시도 용이해져서 좋다.그러나 의원축소작업은 정치권에 맡기면 안된다. 국민·시민단체·언론 등 시민세력이 기존의 선거구를 3분의 1로 줄여 국회통과를 추진토록해야 한다.

수원시의 경우 3명의 국회의원을 1명으로 줄인다고 해서 어려울 것 하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역의원 3명 중 2명이 차기 공천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의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 위법여부가 시끄러운 낙선운동을 따로 할 필요도 없다. 이런 운동을 시작하면 아마 이번 국회부터 확 달라질 것이다. 당리당략이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 지역구 유권자들과는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당적을 옮기는 의원도 없어질 게 분명하다. 국회의원 정수 줄이자는 여론이 왜 형성하고 있는지 당사자들은 심각히 받아 들여야 한다. 방탄조끼 입고 국회에서 국민의 뜻과는 전혀 다른 싸움질이나 계속한다면 이런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16대 국회의원들은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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