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도 DJP공조?

풍수지리 신안계물형설 연구소 원장 박민찬씨는 지관의 대가다. 지관이면서 화장을 적극 권장한다. 경기도를 비롯한 도내 관련단체의 초청특강이나 텔레비전 방송대담, 심지어 저서에서까지 화장을 권하고 있다.

국토가 한정되어 묘역이 제한된 실정에서 더이상 마땅한 묘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매장은 잘못하면 화가 미치는 반면에 화장은 무해무득하므로 화장을 하는게 오히려 무난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또 명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발복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매장시각, 방향, 깊이 등 묏자리가 지닌 자연조건에 순응하여 잘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방위가 조금만 틀려도 명당의 효험이 없다”는 얘기다.

복지부에 의하면 국내 묘지면적은 1천여㎢에 이르러 국토면적의 1%를 넘어섰다. 묘지는 연평균 20만기 가량이 늘어 2천61만여기다. 여기에 호화분묘까지 등장, 국토잠식을 가중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때문에 화장률이 23%인 것을 영국 67%, 일본의 97% 수준까지는 다 끌어올리지 못해도 화장을 적극 권장하는 등 지도층이 앞장서는 장례문화 개선을 모색하는 판이다.

김종필(DJ)자민련명예총재가 충남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에 있는 부모의 묘를 예산군 신양면 하천리 산막산으로 지난 8일 이장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이장한 묘터는 왕기가 서린 명당이라는 것이다. 지난 1995년 11월 김대중씨도 야인시절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부모의 묘를 용인에 숨겨진 명당자리를 찾아 이장했다. 천주교 신자인 DJ가 명당이란 것을 믿는지 안믿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리고 나서 2년뒤 치른 대선에서 당선됐다. 공교롭게 대선을 1년반 앞둔 시점에서 JP도 왕기서린 묏자리로 이장한 것은 DJ를 본받은 명당 DJP 공조인 것인지.

국민적 추앙을 받고 있는 드골 프랑스대통령은 유언으로 검소한 가족장 끝에 향리의 공동묘지에 묻혔다. 부모의 묘를 이장하든 말든 사생활에 관한 일을 뭐라고 말할수는 없다. 다만 정부의 장례문화 개선 정책이 이래가지고 어떻게 국민에게 제대로 파급될 수 있을는지 걱정이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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