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리면적이 뭐야?” “부장이 그런 것도 모르고 형편 없구먼!”“부장도 모르는 것은 모르지…임마!”아주 오래전 서울신문사 제2사회부에서 있었던 촌극이다. 스포츠기자로만 일하던 유홍락차장이 초임부장으로 제2사회부에 부임했으니 몽리면적이 뭣인지 모르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제2사회부 일을 차츰 익히면서 명부장 소릴 듣은 그가 나중에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을 할 때였다. 부장에게 조크를 먹였던
정신모기자가 경제부로 옮겨 명성을 떨치더니 부장이 되고나서 얼마안돼 우연찮게 점심식사 자리를 같이하게 됐다. “야! 정부장, 네가 끝발 내는것 보니까 경제부 일도 별게 아닌것 같다야…”유국장의 농담에 좌중은 폭소가 터졌다.
얼마전 당정의 보험재정 안정대책에 반발, 민주당 제3정책조정위원장직을 사퇴한 김성순의원과 김원길 복지부장관이 국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김의원:보험수가에 대한 연구가 계속중인데 동결방침은 성급하다.
▲김장관:동결하면 하는 것이다.
▲김의원:(의사가)허위 부당청구로 금고형 이상이 아닌 벌금형을 받으면 어떤가.
▲김장관:(면허가)박탈되지 않는다.
▲김의원:금고형 이상을 받은 전례가 없어 실효성이 없다. 이상은 신문에 보도된 설전의 일부를 간추린 내용이다. 김장관의 답변은 문제의 실체접근에 노력하기보단 정치 선배로서의 위세가 더 역연해 보인다. 서울신문 뿐만이 아니다. 신문사는 선후배간의 대화와 토론문화가 발달해 있다. 위세가 통하지 않으므로 저마다 공부를 열심히 하기 마련이다. 모르는것 묻는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는다. 이에비해 정치권은 다른것 같다.
토론문화는 이의를 전제로 한다. 그런데도 정치권의 토론문화는 윗사람에 대한 이의는 곧 불경으로 각인된 오만에 차있어 보인다. 모르는 것도 아는채 해야 행세하는 걸로 아는 것 같다. 대화가 이때문에 막혀 있는듯 하다. 대화가 막히긴 정부부처도 예외가 아니다. 김대중대통령이 ‘재난’이라고 지난 12일 언급한 가뭄국난에도 불구하고 유관부처가 대책회의를 가진것은 대통령의 언급이 있기 겨우 이틀 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이 시작되기까지 관련부처는 대책회의 한번 갖지 않았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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