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

카지노, 사우나 휴게실, 골프장, 여관방 등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도박판이 이젠 가히 망국적인 지경에 이르렀다. 심심풀이 오락이 아닌 일확천금을 꿈꾸는 한탕주의가 경기침체와 정치권 정쟁 등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타고 급속히 확산, 가정파탄은 물론 폭력·살인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적발된 도박사범은 5만2천400명으로 IMF체제 이전인 1997년의 3만2천600여건보다 60.4%나 늘었다.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도박장소도 점점 은밀한 장소로 옮겨지고 사행심리를 바탕으로한 도박은 사이버 공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이버 고스톱과 바둑 등 시간때우기용도 있지만 포커·블랙잭·룰렛 등의 카지노 게임이나 회전판돌리기·슬롯머신 등 사이버 도박은 신용카드를 이용해 돈을 정산, 외화유출이라는 부작용까지 양산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등장한 성인용 카지노 오락기를 흉내낸 어린이용 게임기는 이 나라의 장래마저 어둡게 하는 현상이다. 초등학생들이 특히 좋아하는 어린이용 게임기는 ‘카드따기’‘메달 따기’등 단순한 놀이 수준을 넘어선 도박성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오락기들에 중독된 어린이들은 한달 용돈 수 만원을 단 수십분만에 날린다.

문제는 기계에서 쏟아지듯 나온 동그란 메달이 카지노의 칩처럼 교환된다는 점이다. 칩 한개에 50원으로 환산돼 문구점에서 파는 문구용품 또는 과자 등과 교환되기도 하고 직접 돈으로 교환해 주기도 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대박’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사행심을 부추기고 있는 이들 오락기는 수십개의 무허가 제조업체에 의해 만들어져 전국에서 2천여대가 성업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어린이들의 사행심을 조장하고 정서를 해치는 불법오락기가 초등학교 앞에 버젓이 판을 치고 있는데도 교육청과 학교는 뒷짐만 지고 방관하고 있다.

카드나 칩을 이용한 어린이용 도박성 게임기는 명백한 불법이다. 어린이들의 마음까지 멍들게하는 도박성 게임기는 경찰의 강력한 단속이 요구되는 또 하나의 추악한 사회상이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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