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묻지마 관광’이란 것이 있었다. 국내 관광지는 물론 외국으로까지 각각 따로 출발해 남녀가 현지에서 만나 관광을 한뒤 호텔 등에서 향락을 즐기되 서로의 신분을 묻지 않는다는 퇴폐행위이다. 주로 먹고 살만한 남녀들이 즐겼다. 그런데 요즘은 그 수준(?)이 높아졌는지 ‘묻지마 골프’가 등장했다고 한다. 골프장을 찾는 일부 남녀들이 라운딩 파트너로 만난 뒤 인근 ‘러브호텔’까지 함께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각각 혼자 와서 즉석 조인(라운딩인원 채우기)을 하는데 라운딩을 끝낸 뒤 인근 음식점을 들르고 골프장 근처 모텔로 들어간다고 한다. 캐디(경기 보조원)들은 “평일 손님의 30∼40%가 주부며 일부는 혼자 와 즉석에서 남자 라운딩 파트너를 구한다”면서 “남성에게 공짜로 골프도 배우고 서로 마음만 맞으면 2차 밀월까지 가는 여성이 적지 않다”고 증언한다.
‘묻지마 골프’를 즐기는 남녀들이 주로 찾는 곳은 비회원제 퍼블릭(대중)골프장 인데 혼자일 경우 예약하지 않아도 상대 라운딩 파트너와 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 일대에 퍼블릭 코스가 있는 골프장은 10여곳으로 특히 주부들이 젊은 라운딩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 많이 몰린다고 한다. 가관인 것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남성 파트너를 구해 골프장에 오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골프 관련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자신을 30대라고 밝힌 여성이 ‘40대 멋진 남자분 라운딩 상대 구함’이라는 제목과 함께 대담하게 전화번호까지 남긴다는 것이다.
‘묻지마 관광’으로 건실한 여행객들이 오해를 받더니 ‘묻지마 골프’로 진정한 골프애호가들이 낯 붉힐 게 분명할텐데 문제는 어물전 망신시키는 꼴뚜기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묻지마 골프’에 빠진 주부들이 남편 모르게 골프가방을 집밖에 따로 보관한다니 더 이상 할말이 없다.
북한 상선이 영해를 침범했다는데도 골프를 즐긴 국군 수뇌부들이 있지를 않나, 아무튼 골프병에 걸린 환자들이 너무 많은 한국부유층 사회, 정말 큰일났다.
/淸河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