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불매운동

일본의 신화는 궁정신화 위주인 것이 특성이다. 다른 나라와 같은 자연신화, 인문신화 등은 거의 없다. 이때문에 국가 및 정치적 이념으로 조성된 일본 신화는 중세기까지 궁정과 귀족의 입맛에 맞추어 독점됐다. 민중에게 널리 보급된 것은 17세기의 에도(江戶)시대 들어서다. 일본 황실의 원조로 숭앙하는 아마데라스 오오미까미(天照大神)는 원래 태양신을 받들던 무녀였다. 이를 태양신의 위력을 빌려 여자가 아닌 남자의 황조신(皇祖神)으로 만들어진 것은 일본서기(日本書紀), 고사기(古事記) 등을 저술한 사람들이 조작한 신화인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이처럼 국조의 신화도 필요하면 여성을 남성으로 바꾼다. 일본이 재수정을 거부하는 왜곡교과서 분쟁은 알고보면 저들의 피속에 잠재된 왜곡근성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전통적 사무라이 역시 삼국시대부터 조선조 중세까지 우리의 남·서해안에서 노략질을 일삼은 왜구의 일족이다.

정부가 당초부터 강력대응 했어야 할 왜곡교과서 문제를 느슨히 대처하다가 재수정 거부 단계에서 초강공책으로 나오는 이유를 두가지로 보는 관측이 있다. 하나는 언론정국의 과열을 잠재우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북한측의 강경한 대일감정과 정서를 함께 하는 것으로 보는 관점이 있는 것이다. 이유가 어떻든 뒤늦게나마 신의가 없는 이웃 일본에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전방위 응징을 가하는 것은 잘한 일이며 정치권이 오랜만에 한 목소리로 대응하는 것도 보기가 좋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교과서 문제는 이젠 끝난 일’이라며 느긋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측 대응이 제풀에 꺾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라는 청와대측 발표는 결코 일과성이 아닌 장기대응을 의미한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

정부의 일관성있는 대책을 기대하면서 국민들 또한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본다.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생각만큼 잘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 백화점마다 넘쳐나는 일본상품이 불티나다시피 팔리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현상이다. 일제상품 불매운동이 범국민운동으로 번지는 국민의식의 발현이 있기를 촉구하는 것이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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