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반란, 방송측 책임

한국연예인제작협회 회원사 소속 가수들의 MBC출연 거부는 방송사 전횡에 대한 반란이다. ‘시사메거진 2580’프로그램에서 매니저와 가수의 관계를 노예계약으로 묘사한 것이 직접적인 발단이 되긴 했으나 평소 방송사측이 군림해온 잘못된 관행에 대한 항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일부 매니저와 가수간엔 경우에 따라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예관계란 심히 왜곡된 표현으로 이에 반발하는 가수측 주장은 이유가 있다. 아울러 출연거부는 문제의 왜곡부분에 대한 정정 및 사과와 함께 잘못된 제작관행에 대해 쌓였던 앙금이 동맹적 집단행동으로 유발됐다고 보는 것이다. 즉 가수의 불공정한 관계는 매니저가 아니고 바로 방송사측인 것이다.

예컨대 A급 가수라 해도 프로그램 출연료가 겨우 20만원∼30만원 수준이며 인기그룹도 1명당 고작 10만원 정도다. 이러고도 생방송이나 녹화를 막론하고 리허설을 위해 거의 진종일 스튜디오에 매달리다시피 해야한다. 프로그램 제공 광고비는 억대를 거둬들이면서 쥐꼬리 출연로로 혹사하는 것은 방송사측의 오만이다. 브라운관을 타야 대중의 인기를 얻고 또 밤무대 계약이 유리해지는 점을 제작에 최대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출연료만 적은게 아니고 제작과정에서도 부당한 대우가 있곤 한다. 비록 독자 프로그램으로 천만원 단위의 출연료를 받을만큼 아직은 크게 성장하기 전이라지만 많은 가수들이 이같은 혹사를 당하는게 결코 합당하다 할순 없다.

방송사측의 횡포를 드러내는 극단적 사례로 과거 모방송의 가요 인기순위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시청자들의 투표로 순위를 정하는 이 프로에서 프로그램 제작진이 참여하는 1표는 집계 과정에 100표인가, 아뭏든 시청자들 표의 등가성과는 비교가 안되게 많은 표수로 계산했다. 이때문에 순위가 시청자들의 생각과 너무 동떨어진다는 알만한 사람들의 이의가 있을때면 내부규정을 들었으나 내규란 것 역시 제작진이 만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예인은 프로그램 제작진이 키운다는 매우 잘못된 인식부터 먼저 고치는 것이 잘못된 고질을 개선하는 관건이다. 대중문화의 주인은 대중이지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진이 아니다. 방송개혁 일환으로 새로운 인식의 변화가 출연거부 파동을 계기로 마땅히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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