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문대 졸업생의 취업률이 81%라는 고무적인 통계가 나왔다. 4년제대학 졸업생의 평균 취업률 56%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신장이다. 나라 안팎이 온통 뒤숭숭하고 무더위속에 지루한 장마가 짜증스러운 터에 청량제 같은 시원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전문대 졸업생의 높은 취업률을 반기는 이유는 전문대의 가능성 때문이다. 4년제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고학력 실업률이 올해 44%에 이르는데 전문대만 나오고도 취업이 더 잘되고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는다면 굳이 기쓰고 바둥거리며 대학에 들어갈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 때문이다. 전문대의 올바른 육성만이 이 사회의 고질적인 학력병·대입병을 고치는 한 방법이고 입시위주의 파행교육을 바로잡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다.
전문대의 교육이 충실하고 유능한 우수인력이 제대로 취업이 된다면 4년제 대학의 입시전쟁과 혼란이 줄어들 것이라는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80년대초 ‘전문학교’를 ‘전문대학’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실은 학력위주의 사회에서의 대입열병을 가라앉히기 위해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전문대는 한동안 학력위주의 사회에서 간판구실도 못하면서 실업계 고졸자만도 못한 대우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전문대 개편 20여년만인 올 취업률이 81%로 개편초보다 31%나 급증했으며 4년제대학 졸업생의 취업률(56%)을 크게 웃돌고 있다. 취업률만으로 따진다면 전문대도 이제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능력보다 학력을 더 중요시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해마다 대학문을 두드리는 수십만명을 전문대로 끌어들이기에는 수용능력과 교육의 질이 미흡함을 부인할 수 없다. 단적으로 교수 1인당 학생수가 80.1명으로 일본·프랑스에 비해 4배가 넘는것만 봐도 알수 있다.
따라서 전문대는 후기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우수한 중견전문기술인력을 양성, 공급하는 교육기관으로 제구실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적극 지원해야 한다.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향상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시설확충과 교수확보 등 교육여건 향상에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이와함께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의 특성화·전문화도 절실한 과제다. 백화점식 학과개설보다는 경쟁력있는 특성학과를 집중육성함으로써 중견전문인력의 산실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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