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위치한 S보육원 원장 K씨는 축축한 장마가 끝나고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적게는 7명에서 많게는 12명의 원생들이 거주하는 방마다 선풍기가 단 1대씩만 설치돼 있어 낮에는 물론 열대야현상을 보이는 밤에까지 아이들이 선풍기바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원생들은 더위에 잠을 설치는가 하면 일부는 온 몸에 퍼져 있는 땀띠로 고생하고 있다.
K씨는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후원자의 발길도 뚝 끊어져 부족한 선풍기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최근 본격적인 무더위속에 전국의 유명 피서지로 수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는데 반해 사회복지시설은 냉방시설이 태부족 찜통 더위속에 힘겨운 한여름을 보내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한 관계자는 3일 “상당수의 아동·노인 등의 복지시설이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 원생과 노인들이 무더위에 건강을 잃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6채의 아파트에 10여명의 아동들이 분산돼 생활하고 있는 파주시 P보육원도 30여평에 이르는 아파트 한곳에 더운 바람을 내뿜고 있는 1대의 선풍기만 보유, 원생들이 선풍기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수원의 J양로원도 30여개의 방에 거주하는 70여명의 노인들이 15대의 선풍기로 생활하고 있으며, 120여명의 원생들이 거주하는 안양 A보육원도 25개의 방숫자에 못미치는 20개의 선풍기만 있을 뿐이다.
인근 A양로원은 식당에 아무런 냉방시설이 없는 관계로 30여명의 노인들이 매식사때마다 비지땀을 연신 흘리며 식사를 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안양의 한 보육원 관계자는 “원생들이 밤마다 밀려드는 한증막더위에도 선풍기바람조차 마음껏 쐬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건상 선풍기 1대 구입하기도 어려워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성기자 leey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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