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사회원로, 시민단체 인사 32인의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성명서 발표가 사회에 큰 반응을 불러온데 이어 광복절을 맞이하여 학술원 회원 등을 비롯한 원로 지성인 115인이 ‘광복의 날에 즈음하여 오늘의 난국을 생각한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여 시민들로부터 상당한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광복절을 맞이하여 사회의 극심한 분열 현상을 우려하여 원로들이 사회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된다고 하는 고언(苦言)은 우리가 깊이 새겨들어야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표출되는 갈등의 분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복잡화된 산업사회 구조하에서 다양화된 갈등이 표출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런 이해관계의 표출이라는 현상을 넘어 극도의 양분적 사고에 의한 사회분열 현상까지 야기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를 가장 기본적인 덕목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말로만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뿐 실제 생활에 있어서 민주적 생활양식이 정착되지 않아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나 이념적 차이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속에 여과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론화시키기 보다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극단의 표현을 통하여 목적을 달성시키려 함으로써 해결점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사회분열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모든 것을 이분법적 사고에 의하여 갈등을 재단하려고 하면 사회는 통합보다는 분열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최근 야기되고 있는 이념논쟁은 사회발전 양식에 대한 논쟁이기보다는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한 고도로 획책된 전략적 차원의 양태이기 때문에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합리적 토론을 통하여 갈등을 공론화시킬 수 있는 민주적 생활양식의 제도화가 시급하다. 더 이상 구시대적 유물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시대적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여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된다. 토론과 타협에 의한 공동체적 생활 양식을 제도화시킴으로써 원로들의 고언이 극도로 분열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현재의 사회적 위기를 타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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