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 관람문화

도자기 엑스포 행사에서 단연 인기를 끄는 곳은 광주행사장에서 열리는 이승은 허헌선 부부의 ‘엄마 어렸을 적엔’인형전을 꼽을수 있다.

각종 지푸라기, 나무, 벽돌 등을 재료로 만든 어깨동무, 외가집가는길, 원두막 등의 인형을 시와 함께 선보여 어릴적 동심의 세계로 흠뻑 빠져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탓인지 관람객 상당수는 부모와 어린자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말평균 관람객수는 6만명 정도로 발디딜 틈조차 없다.

수원에서 왔다는 최모씨(40)는 5살난 아들에게 “아빠가 학교갈때는 저렇게 어깨동무 하고 다녔단다”라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의 관람문화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차례대로 줄을 서달라’라는 안내원의 애절한 목소리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뿐이다.

몰래 새치기하는 얌체족에서부터 ‘왜 빨리 들여보내주지 않냐’고 소리치는 조급증환자 등을 쉽게 목격할수 있다. ‘나’만 있고 ‘남’은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특히 행사장 한켠에 ‘음식물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판이 걸려 있으나 각종 음료수, 고구마파이, 심지어는 떡복이까지 마구 반입하고 있어 통제불능 상태였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전시물을 만져보는 아이들 때문에 관람분위기는 자주 흐트러트지게 마련이다.

한 안내원은 “수차례 안내를 맡아 봤지만 이번처럼 관람객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처음본다”며 아쉬워했다.

도자기엑스포행사 성공의 관건은 입장객이 몇명 돌파했다는 단순 수치상의 개념이 아니다.

관람객 개개인의 뇌리에 성숙한 관람문화가 돋보였다는 것이 각인될때 더욱 값진 성공이 될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되새겨봤으면 한다.

/신동협기자 dhshin@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