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임용 관련 회의록 허위작성, 선발 지연작전(내정자를 뽑기위해), 무자격자를 정년보장 교수로 채용, 수학교수가 현대문학교수 임용을 심사하는 등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 교육부가 적발한 교수임용 실태감사 보도내용의 일부다. 감사는 국립 2개대, 사립 8개대 등 10개 대학에 대해 실시했다. 이같은 실태는 작금의 일은 아니다. 조금도 시정되지 않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박사학위 소지자를 겸임교수로 채용한다고 공고해 놓고 고졸자를 채용한 사례도 있다. 하긴 특정분야의 뛰어난 전문가라면 고졸자라고 강의못할 이유는 없지만 그럴바엔 자격조건으로 학위제시를 말았어야 한다.

겸임교수는 시간강사와 마찬가지로 국내 대학이 가장 애용하는 품목이다. 월급이 기껏 50만원 정도로 싸기 때문이다. 정식교수 한 사람의 인건비로 여러 과목의 인건비로 쓸 수 있는 것이 겸임교수다. 대학에 따라서는 대학원이 운영하는 비정규 학력의 일반인 단기강좌 수강생 모집도 할당한다. 그래도 겸임교수를 하겠다고 기를 쓰고 덤벼들어 모집때면 경쟁이 치열하다. 교수라는 타이틀 때문이다. 시간강사 또한 대우가 겸임교수 수준이지만 전임강사를 바라보고 열심히 뛴다. 국내 대학에 대체로 시간강사와 겸임교수가 넘쳐나는 이유가 이때문이다. 대학측은 이를 재정의 열악성 탓이라고 말한다. 지성의 전당, 학문연구의 보고라는 국내 대학이 이래서는 외국의 대학과 경쟁능력이 있을 수 없다.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 오는 가을부터 영국의 앤서니 기든스 런던정경대에서 강의를 맡는다고 한다. 그에게 영국은 1968년부터 1970년까지 로즈장학생으로 옥스퍼드대학에 유학했던 곳이기도 하다. 객원교수로 국제정치학을 강의할 클린턴의 연봉은 우리 돈으로 약2억1천600만원에 해당하는 12만파운드며 출강때면 묵을 숙소를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외의 교수로 초빙하는 것이 객원교수다. 국내 대학에서는 정원에 드는 겸임교수, 시간강사의 인건비마저 무척 인색한 마당에 객원교수에 거액을 투자하는 외국의 대학이 무척 부럽다. 국내 대학이 장차 세계수준에 접근하려면 경쟁력 회생이 불가능한 대학답지 않은 대학은 차라리 일찌감치 도태돼야 한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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