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저녁 경기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장한나 첼로 리사이틀’에는 수원이 낳은 세계적 연주자를 보기 위한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이번 독주회를 주최한 기획사의 준비 소홀과 일부 매너 없는 관람객들 때문에 마지막 지방순회 공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던 장한나와 클래식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이날 장한나가 자줏빛 드레스를 입고 청중을 맞은 것은 공연 예정시간인 오후 7시 30분을 17여분 정도 넘긴 시간이었다.
처음 클래식을 주관한 기획사는 전화예매권 교환 및 현장 매매를 하기 위해 몰려든 관람객들을 감당하지 못해 공연시간 연장 원인을 제공했으며, 대공연장 로비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또한 주최측은 3악장인 첫곡의 1악장이 끝나자 ‘지각 관객’을 들여보내 한동안 장한나의 활시위가 멈췄다. 일반적으로 한곡의 연주가 끝났을 때 늦은 관람객을 들여보내는 것이 보통 음악연주의 관례였다.
일부 관람객은 공연시간 지연과 공연 중간에 관람객들을 들여보내 공연분위기를 망쳤다며 환불을 요구했고, 공연이 끝나서도 기획사의 준비 소홀에 따른 항의가 잇따랐다.
관람객 또한 수준 이하의 관람태도를 보여 아쉬움을 더 했다. 공연 중간에 자리를 옮기며 분위기를 산만하게 만들었으며, 마지막 곡을 연주할 때는 이곳 저곳에서 카메라 플래쉬를 터트려 수준 이하의 행동을 보였다.
여기다 마지막 곡이 끝나고 1, 2회 커튼콜이 이어지면서 감동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자리를 뜨는 바람에 앵콜을 준비했던 장한나와 반주자가 한동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커튼콜은 대개 3번이고 세계적인 연주자의 경우 7번까지도 커튼콜을 하며 연주자와 관람객이 교감하는 것이 상례다.
클래식은 대중음악과 달리 흥행 성공률이 낮은 상황에서 이번 공연은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장한나의 공연을 보며 주최측의 성의있는 공연준비와 관람객의 성숙한 관람태도가 함께 이뤄질 때 보다 발전된 공연문화가 정착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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