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루술

금가루를 넣은 국내산 술이 애주가들을 한때 유혹했었다. 북한에서 수입된 술 가운데도 금가루가 첨가된 게 있다. 우황청심환 한 알에는 4mg의 금이 들어있는데 국내 생산 술의 금 함유량은 7mg정도라고 한다.

금은 천연감미료, 천연 색소 등 식품 첨가물로 허가된 177개의 물질중 유일한 금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구체적인 사용량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고 ‘최소한 양을 적절하게 사용하라 ’고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리 시제품에 대한 순도 검사와 확인시험을 거치기 때문에 시판중인 제품의 금이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다고 한다.

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귀와 영화의 상징으로 통한다. 인류역사상 지구에서 생산된 금의 양은 대략 12만5천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위기 직후 김밥속에 금가루를 넣거나 금가루를 뿌린 ‘금밥 ’이 서울 신촌에 출현,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금이 몸에 좋다는 풍문을 타고 화장품에 금가루를 섞어 미용효과가 뛰어나다고 선전하는 업체가 나왔고 비누와 속옷에 금가루를 뿌린 제품도 등장했다. 일식집에서도 참치 등 횟감에 금가루를 얹어 특별서비스로 제공하면서 생색을 크게 냈다. 국내 주류업체는 지난해 말부터 매실주에 금가루를 넣어 제품을 출시했는데 음식과 주류에 금가루를 첨가한 업체들은 금이 혈액순환을 촉진, 신경안정과 해독, 피부정화에 효능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5월14일 금가루 효능에 관해 ‘금박섭취는 건강상의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는 공식의견을 냈다. 건강상 실익은 기대할 수 없고 외관을 좋게 하는 착색제 용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떨떠름해진 금가루 제품 출시 업체들이 반대의견은 내지 못하고 “고급 이미지로 상품을 활용했을 뿐 ”이라고 우물쭈물 넘어갔다.

금이 류머티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보건당국은 금을 섭취해도 90%이상 자연 배출되며 금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실험결과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좋은 이미지’때문에 극소량이 식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실험 결과는 아직 없다는 것이다. 효과가 명쾌하지 않은 금가루술보다는 순 소주를 마시는 편이 훨씬 속도 편하고 기분도 좋을 것 같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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