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49년의 일이다. 로마의 케사르는 크랏수스의 사망으로 삼두정치가 무너져 폼페이우스와의 결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같은 사정은 폼페이우스 역시 같았다. 폼페이우스는 원로원과 결탁, 케사르를 실각시키기 위해 갈리아 지방에 나가있는 케사르의 군 지휘권을 박탈, 단신으로 귀환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케사르는 이에 응하지 않고 폼페이우스 제압을 위해 대군을 이끌고 이탈리아와 갈리아의 국경지대인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했다. 이때 케사르가 한 말이 지금도 유명한 ‘루비콘강을 건너다’‘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는 말이다. 어떤 중대한 결단을 내릴때의 ‘루비콘강을 건너다’, 예측 불허의 모험을 감행할때 쓰는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는 서양속담은 그때 케사르가 한 말에서 유래했다.
임동원 통일부 장관의 해임안 국회 가결사태가 가져온 DJP공조 균열은 마침내 결별을 가져와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넜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루비콘강을 건너므로써 이미 주사위를 던진 가운데 공조파기의 책임을 서로가 전가하고 있다. “공조와 표결은 별개인데도 이를 구실로 민주당은 공조를 부순다”는 자민련의 주장에 “표결공조의 거부 자체가 배신”이라는 것이 민주당측 주장인 것이다. 공조란 원래가 그런 것인지, 숙적이 되고만 케사르와 폼페이우스도 한동안은 공조관계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DJ가 곧 단행할 대대적인 당정개편의 결과가 주목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정쇄신이다. 당정개편을 하면 그와함께 국정쇄신 방안 또한 아울러 밝혀야 한다. 나무를 파먹는 좀벌레 처럼 나라를 좀먹는 오두(五두)란 게 있다. 한비자(韓非子) 오두편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나라 안의 백성 모두가 정치를 말하고, 상앙과 관중의 법을 적은 책을 집집마다 갖고 있지만 나라는 갈수록 가난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밭갈이를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쟁기를 잡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또 나라 안 모든 사람들이 다 병법을 말하고 손자와 오자의 병법을 적은 병서를 집집마다 갖고 있지만 군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입으로 말을 앞세우는 사람만 많을뿐 실제로 갑옷을 입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라고.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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