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민요

경기민요는 서울과 경기도지방을 중심으로 불려지던 민요다. 충청도 북부의 일부와 강원도지방의 일부 민요들도 포함하고 있어, 중부지방 민요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쓰여진다. 전문적인 소리꾼들에 의해 불려진 통속민요와 그렇지 않은 토속민요가 있는데 ‘노랫가락 ’‘창부타령 ’‘방아타령 ’‘양산도 ’‘오봉산타령 ’‘사발가 ’‘군밤타령 ’‘흥타령 -천안삼거리 ’‘강원도아리랑 ’등의 통속민요가 잘 알려져 있다. 연주형태에 따라서 앉아서 부르는 소리 좌창(坐唱)과, 서서 부르는 소리 입창(立唱)으로 나누어진다. ‘노랫가락 ’‘오봉산타령 ’‘양유가 ’등이 좌창, ‘양산도 ’‘ 방아타령 ’‘경복궁타령 ’등이 입창에 속한다.

남도민요에 비해 한 글자에 여러 개의 음이 붙는 일자다음식의 선율이 많아, 가락의 굴곡이 유연하면서도 다채롭고 명쾌하다.

경기도지방의 토속민요는 오래 전 서울의 영향을 받아서 이미 많이 없어졌다. 1960년대 이후 녹음에 의해 채집된 민요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음악적 특징을 찾아내기 힘들다. 그러나 ‘ 양산도 ’‘ 방아타령 ’과 같은 통속화된 민요를 통해서 옛날 경기지방의 토속적인 민요도 얼마만큼 명쾌하고 흥취있는 가락과 장단으로 짜여져 있었는가를 유추할 수 있다.

경기민요 가운데 “아니,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창문을 닫아도 스며드는 달빛, 마음을 달래도 파고드는 사랑 ”이라는 ‘창부타령 ’이 있다. 이 ‘창부타령 ’을 감칠 맛 나게 불렀던 명창 지화자(池花子)씨가 지난 1일 59세로 타계했다. 명창 묵계월(81·인간문화재 57호)씨의 제자인 고인은 시흥시 군자면 출신으로 청아하면서도 뼛속 깊이 파고드는 음색으로 노래 듣는 이들을 사로 잡았다.

묵계월·이은주씨와 타계한 안비취·김옥신씨 등을 잇는 경기민요 2세대로 주목받았던 고인은 전주대사습 민요부문 심사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특히 국악의 대중화에 힘썼다.

3일 오전 10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범국악인장으로 영결식이 있었는데 애제자 10여명이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민요인 ‘ 한오백년’을 불렀다.

경기명창 지화자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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