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경북 영천에서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지 나흘만에 김포 경산 경주 대구에서 37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 80명으로 늘어났고 김포 군산 등 경북 이외의 지역에선 7명의 의사(擬似) 콜레라 환자가 발생, 설사환자를 포함해 의사 콜레라 환자는 모두 115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김포 등에서 발생한 진성 및 의사 콜레라 환자들은 모두 콜레라 집단 발병의 진원지인 경북 영천의 식당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뒤늦게 허둥대는 방역당국을 보고 있노라니 그저 한심하고 답답할 뿐이다. 후진국형 전염병으로 이미 1970년 이후 자취를 감추는듯 하던 콜레라가 근년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공중보건행정이 과연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대체 보건복지부의 존재가치가 무엇인가. 정부기구의 구색이나 갖추자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민의 보건·위생·방역·사회복지·의정 등을 총괄하는 곳으로 그 기능과 소임은 어느 부서보다도 막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라할 방역행정은 전염병이 발생한 뒤의 사후수습보다는 발생하기 전에 미리 손을 써서 병균 침입을 막거나 확산을 최소화하는 예방의학적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도 경북 영천 환자 발생의 경우 설사증세를 일으킨지 수일이 지나서야 진성으로 판정이 났고, 음식점 종업원들이 콜레라 감염여부를 모른채 7일간이나 영업, 이 기간중 식당이용객이 2천여명에 이르러 콜레라가 급속 확산케 된 것은 그동안 방역당국이 방심한 나머지 일격을 당한 결과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더구나 지난 4월18일 인천공항에 들어온 필리핀 마닐라발 항공기에 이어 7월4일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발 항공기 가검물에서 각각 콜레라균을 발견하고도 이 사실을 국민들에게 숨긴 것은 해외여행자들에게 경고해야 할 방역행정의 직무태만이 아닐 수 없다. 콜레라는 생활환경이나 위생상태가 엉망인 나라에서나 발병할 수 있는 「빈민병」이다. 선진국 문턱에 와있다고 스스로 자처하는 나라에서 콜레라가 집단발생했다는 사실부터가 창피한 일이다. 콜레라는 병균자체의 두려움 뿐만아니라 발생국의 수출활동과 관광객 유치 등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힌다는 점에서도 당국은 행정력을 총동원, 조기박멸에 발벗고 나서야 하며 온국민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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