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총리 붙잡기는 붙잡힌 쪽과 붙잡은 쪽 가닥으로 생각해 보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이미 그의 정치도의 전락 및 한시적 정치생명 등을 지적하는 객관적 비판이 있었다. 본인이 밝힌 ‘국정연속’등 주관적 변은 상당 부분의 언론에서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벌써 지적했다.
하여, 여기서는 붙잡힌 쪽보다 붙잡은 쪽에 더 비중을 두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알려진대로 김대중 대통령의 간곡한 유임요청이 사실이었다면 우선 정면돌파 의지에 걸었던 국민의 기대에 크게 어긋난다. 명실상부한 민주당 단독정권의 시작은 잘만하면 공동정권에 식상한 면이 없지않은 사회정서를 긍정적으로 배양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이한동 총리를 둔 부분개각, 당·청개편은 다만 임기말의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비칠뿐, 국민에게 국정쇄신의 새로운 이미지를 주기에는 지극히 미흡하다. 더욱이 당적이탈을 배제한 총리유임은 국민을 우롱하는 감마저 갖게 했다. 결코 본인의 의사라고 볼 수 없는 자민련 당적 보유의 총리유임은 정도정치가 아닌 술수정치의 극치다. 만약 JP가 백기를 들면 공조를 재복원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아지기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한동을 자민련에서 스스로 출당토록 유발함으로써 공조의 마지막 틀을 깬 정국경색의 심화책임을 자민련에 돌리면서 아울러 더욱 압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총리로 인해 내년 지방선거의 승부처인 중부권에서 득표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는 청와대측 견해가 있는듯 싶으나 심히 의문이다. 그가 중부권의 대표성이라는 관점도 의아스러운데다 정치 지조의 훼절이 심한 마당에 그같은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보기에는 매우 당치 않다.
보수색깔 견해 역시 마찬가지다. DJ대 반DJ 구도를 희석시킬 수 있다고 보는 청와대측 견해는 큰 착각이다. 대통령 중심제, 특히 김대중 대통령 체제에서 총리의 역할은 제약이 있어도 더더욱 심해 아무 보탬이 될 수 없다. 이총리를 유임시킨다 하여 DJ의 이념적 생각에 변화를 인정받을 수 있는 개재가 아니다. 되레 부담으로 돌아가 조만간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기왕 JP와 결별할바엔 총리를 경질하는 선명성을 보이는 것이 민주당의 당내 결속이나 국민이 보기에 정치적으로 훨씬 유익했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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