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캠퍼스보다 ‘경기교대’를

경기도가 도의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교육대 설립에 따른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안을 전폭 수용하는 공문을 교육부에 내어, 숙원인 교대설립이 마침내 가시화 됐다. 경기도가 부지를 무상 사용토록 해주면 국가가 379억원의 예산을 투입, 안양시 석수동 구 석산부지 30만7천㎡에 교육시설을 건립해 오는 2005년부터 해마다 500명씩 입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의견이었고 경기도는 이에 기꺼이 동의한 것이다.

교육부의 생각은 종전에 비해 매우 전향적인 것이어서 비록 조건부이긴 하나 그같은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또 고맙게 안다. 사실, 도내에 교대설립이 억제됐던 것은 인구유입 억제시책 때문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는 서울과 거의 버금갈만큼 증가한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신규 초등교원을 임용하고 있으면서도 도내에 교원 양성기관이 없어 지방교육 발전에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경기도는 서울전입 대기소라 할 정도로 팔도의 교원들로 충원돼 교육자치 취지에 합당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향토의식의 뿌리있는 교육을 하는데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제나마 전국의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도만 교육대가 없는 모순을 타개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다행이다. 그러나 인천교대를 경인교대로 명칭을 바꾸어 경인교대 경기캠퍼스로 출범하는 것은 방법에 좀 문제가 없지 않다는 판단이 선다.

교육자치는 시·도단위의 광역단체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점에서 굳이 경인교대로 하는 것보단 인천교대 및 경기교대로 양립, 지역사회의 주체성을 살리는게 합리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교원양성은 교육자치와 직접 상관이 없는 국가업무이긴 하나 그 상징적 의미는 지대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또 인천보다는 경기의 교원수요가 훨씬 더 많으므로 학생수 또한 인천보다는 경기가 더 많을 것에 비추어 볼 때 인천 본교보다 경기 분교가 더 비대하는 것 역시 조직 이치에 맞다 할 수가 없다.

교육부는 관리인력을 절감키 위해 그러는지 모르지만 경인교대 경기캠퍼스로 하나 인천교대와 경기교대로 병립하나 예산이 들기는 오십보백보다. 이는 ‘말 타니까 견마잡히고 싶다’는 속담처럼 분교를 설립해 준다니까 본교 욕심이 나서 하는 말이 아니다. 상호 독자적 발전을 위해 이를 소망한다. 경인교대 경기캠퍼스로 시작해도 언젠가는 인천교대, 경기교대로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게 마련이다. 교육부의 화룡점정의 사려가 있기를 간곡히 기대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