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찬가'

설사 하늘이 무너져도, 땅이 쪼개지고 또 꺼져도/당신이 나를 사랑해 주기만 하면 그런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예요/어떠한 어려움도 아무것도 아닌 것은, 저에게는 오직 당신이 저를 사랑해주기 때문이죠/사랑하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이세상 끝가지 따라 가겠어요. 당신이 원한다면 하늘의 달도 훔치겠어요/그리고 당신이 바라신다면 조국과 친구를 버리는 일도 저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샹송의 여왕 에디트 피아프(1915∼1963)가 부른 ‘사랑의 찬가’가사다. 그녀의 작사 작곡으로 노래를 불렀다. 피아프는 이밖에 ‘장밋빛 인생’ ‘물에 흘려보내고’등 수많은 주옥같은 절창을 남겼다. 힘차면서 정감넘친 가창력은 불후의 샹송가수로 평가받는다. 영화배우로도 활약했다. 피아프는 실제로 ‘사랑의 찬가’가사처럼 뜨거운 사랑도 했고 그가 어렸을 적에 고생한 경험으로 어려운 이들을 많이 도왔다.

피아프는 유랑곡마단의 곡예사 딸이었다. 곡마단을 선전하는 거리의 무명가수로 노래를 시작했다. 그녀의 천재성을 예견한 한 카페 주인이 운명을 바꿔놨다.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게 하다가 가설무대에 데뷔한 것이 드디어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1949년 10월28일은 피아프 생애에서 가장 슬픈 날이다. 그녀가 사랑했던 복싱선수 라이트급 세계 챔피언 세르당을 졸라 비행기를 타도록 한 파리발 뉴욕행 여객기가 아조레스 제도의 산꼭대기에 추락, 마침내 사랑의 불꽃도 함께 사라졌던 것이다. 피아프는 그무렵 공연을 위해 뉴욕에 가있으면서 세르당이 너무나 보고 싶어 배는 시일이 걸리니 비행기를 타라고 전화했던 것이다.

“내 잘못이야, 내가 그이를 죽게했어!”자책감과 절망으로 울부짖다가 불을 끈 어둠속에서 몇날 며칠동안 밤새 추억을 더듬어 가며 세르당을 위한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밤, 홀연히 떠오른 가사와 악상을 정리한 것이 ‘사랑의 찬가’다. 만년에는 부상으로 얻은 고통을 모르핀으로 달래다가 중독돼 고생하기도 했다. 천재의 수명은 짧은 것인지, 오늘은 그녀가 마흔 여덟의 아까운 나이로 타계한 날이다.

파리 공원묘소에 잠든 그녀는 만인의 정인(情人)으로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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