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났다. 전국의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의 3천만명의 대이동도 이제 끝이 나고 우리는 다시 일상의 일터로 가서 정상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운 부모님과 일가 친척들을 만나서 소시민의 삶과 애환을 나누고, 귀성객들은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일터로 돌아왔다. 그러나 한가위만 같아라는 덕담과는 달리 우리의 현재 상황은 희망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비관적인 전망이 더욱 우세하다.
추석 연휴때 정치인들은 특히 선거구에 내려가 더욱 많은 유권자들을 만나 많은 민심들을 들었다. 추석과 같은 명절이야말로 정치인들이 민심을 가감없이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귀담아 들은 민심은 무엇이며, 또한 이런 민심을 어떻게 정치에 반영할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들의 공통된 의견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민심이 정치권으로부터 이탈되고 있으며 정치불신이 아니라 정치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하고 있으며 이대로 가게 되면 여야 모두 공멸할 처지에 있다고 한다.
정치권은 우선 민심을 추스르는 작업을 해야 된다. 현재의 국정난맥은 제1차적으로 집권당에 책임이 있다. 건설교통부의 경우 불과 40일만에 3명의 장관을 맞아야 하니 어떻게 올바른 행정이 수행되겠는가. 여당의원들까지 민심의 소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집권상층부를 비판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원내 제1당인 야당도 결코 국정운영에 예외일 수는 없다.
따라서 여야는 당리당략에 치우친 정쟁만 일삼지 말고 우선 영수회담부터 조속히 개최하여 국정현안에 대한 상호인식을 공유, 민생에 주력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가뜩이나 미국의 테러대참사로 인한 전쟁분위기의 고조 때문에 세계정세가 불안하여 국내경제는 최악의 상황이 아닌가. 민심부터 안정시키고 차분하게 여야가 함께 국정현안을 풀어나가기 위해서 영수회담부터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추석때 정치인들이 파악한 민심을 일회성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정치권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소위 이용호 게이트와 같은 각종 권력형 부정부패를 과감하게 파헤치고, 또한 쌀값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분명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더이상 정치권이 불신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하여 추석민심을 정치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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