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정상회담을 끝내고 어제 귀국하였다. 김 대통령은 4박5일간의 APEC 정상회담 일정을 통하여 미국의 부시 대통령, 중국의 장쩌민 주석을 비롯한 주변 4강 국가정상들과의 개발 회담을 통하여 현안문제를 논의하였을 뿐만 아니라 상하이선언을 채택하여 각국 정상간의 역내 경제문제 등 제반 현안에 대하여 협력을 약속한 것은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이번 APEC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9.11테러대참사 이후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정상들이 함께 모여 테러근절을 비롯한 회원국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또한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하여 협력하기로 한 것은 큰 성과이다. 특히 각국 정상들이 테러는 국가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안보에 큰 위협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테러 능력 배양 등을 위한 특별 성명을 발표한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특히 김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의 개별 회담에서 대북문제에 대한 한국측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은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이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하여 대화를 제의하였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김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이견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이번 회담의 성과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꽁치문제에 대하여 김대통령은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도 회담을 통하여 의미있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일본과는 양국간 관계자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여 문제를 해결키로 하였으며, 러시아측도 꽁치문제에 대한 원만한 해결책을 강구키로 하였으니 다소 시간은 걸리더라도 해결될 가능성을 보게되어
다행이다.
정부는 이런 APEC 회담에서 논의된 각국간의 합의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조속히 개발해야 된다. 특히 내년 월드컵 대회를 개최하는 한국으로서는 대테러방지에 대한 국제적 네트워크의 강화가 요구된다. 침체된 경제문제도 역내 국가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상호 보완의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또한 오는 11월 출범 예정인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협정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게 하여야 된다. 외형적인 회담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국내정치의 신뢰 하에 회담성과를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될 것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