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각성해야 한다

최근 경기도의회의 굴러가는 작태가 너무도 한심하다. 비상시국에 열린 임시회 회기중에 평택항∼중국 영성항 카페리호 처녀 취항선에 승선키 위해 무더기로 외유길에 나서 말썽을 빚더니 마침내 의결정족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정된 안건들을 처리하는 파행을 연출, 격분케 하고 있다.

경기도가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등 15건의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 19일 열린 제165회 임시회 마지막날 본회의는 재적의원(95명)의 과반수인 의사정족수(48명)도 못채워 개의가 50여분간이나 지연됐다. 카페리호 승선 의원 22명이 돌아와 어렵게 개의가 되긴 했지만 이들이 동료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퇴장하면서 회의장이 어수선해진 사이 의결정족수가 부족한 것도 확인하지 않고 경기도지방공무원복무조례중 개정조례안 등 2건에 대해 가결 방망이를 두드리는 과오를 범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도의원들 눈에는 회기 마지막날 처리해야할 긴급 안건도 보이지 않았다는 말인가. 카페리호 승선을 위해 회기를 연장했으면 마지막 날이라도 본회의에 나와 안건을 성실하게 처리했어야 하거늘 무책임하게 의회를 외면하고 나오지 않거나 자리를 뜬 48명의 의원들은 도대체 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중요 안건을 처리하는 의사(議事)를 진행 해야할 의장조차 자신의 지역구에서 개최되는 김포조각공원 개장식 참석을 위해 회의장을 떠난 것은 의장으로서의 양식을 저버린 행위이다.

지난 15일부터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했던 예결특위도 무성의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예결특위 위원 19명중 거의가 제대로 출석하지 않아 가까스로 정족수를 채워 열리긴 했으나 집행부가 답변할땐 정작 질문 의원들이 자리를 비우기 일쑤였고 일부 의원들은 큰소리로 휴대전화를 받는등 추경안 심의를 건성건성 마쳐 빈축을 샀다. 도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과 양식이라도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지방의회 구성 초기에는 의정활동에 있어 시행착오와 운영미숙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개원 10여년이 지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사태들은 의원들의 자질·양식과 직결되는 문제다. 주민대표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이런 행태들은 지자체의 기본취지를 짓밟는 자해행위다. 따라서 의원들은 도의원이 되고자 출마했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주민복지와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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