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성남 도심을 관통하는 탄천이 시커멓게 썩어가고 있다. 탄천 상류지역인 용인 수지·신봉·통천·죽전지구 등에 하수종말처리장도 없이 마구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공장·음식점 등에서 배출되는 하루 7만여t의 오·폐수중 2만여t만 성남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정화처리 될뿐 나머지 5만여t은 정화되지 않은채 탄천으로 방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용인 수지·죽전지역 탄천의 연평균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지난 95년 9.5ppm에서 올 9월엔 17.3ppm으로 높아졌고, 성남시 구미동 지역의 수질 역시 95년 7.3ppm에서 올해 18.4ppm으로 악화됐다. 이같이 탄천 수질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택지개발 등 도시계획의 모든 과정이 치밀하고 종합적인 검토위에서 추진되어야 함에도 하수종말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을 갖추지도 않은채 무모한 난개발을 강행한 결과다.
수질 오염원을 파악하고 앞장서서 개선책을 세워야 할 지자체가 대책도 없이 무분별하게 택지를 개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게 했으니 그들의 무모한 배짱이 정말 놀랍고 한심스러울 뿐이다. 한마디로 지방관리들이 얼마나 환경보호에 무지하고 또 의식이 마비돼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창피스럽기도 한 일이다. 도대체 우리 공무원들은 어느 세월에나 가야 환경위기를 제대로 인식할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더욱 답답한 것은 수질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늑장 대응으로 하수종말처리장이 2016년에나 건설돼 그동안은 오·폐수처리가 무대책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아 2016년까지 15만2천t으로 늘어날 오·폐수를 탄천으로 무단 방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탄천이 사천(死川)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시커멓게 썩은 물이 유입되는 한강 수질도 크게 악화될 것은 뻔한 일이다. 이제 탄천의 수질개선 문제는 어느 과제보다도 최우선으로 효과적인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긴급과제다. 죽어가는 탄천을 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노력을 정부차원에서 기울이지 않는한 우리 모두는 머지않아 주변 환경을 더럽혀 놓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해당 지자체의 신속한 대책강구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재차 촉구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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