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개항 전부터 우려됐던 안개로 인한 이·착륙 장애문제가 계속하여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4일 이른 새벽부터 인천공항에 짙은 안개가 끼어 이날 오전 8시3분 도착 예정이던 콸라룸푸르발 말레이시아항공 MH064편이 김해공항으로 회항했는가 하면 호치민발 베트남항공 VN 939편 등 다른 국제선 항공 3편도 짙은 안개로 제때 착륙하지 못하고 인천공항 상공을 선회하다가 20∼30분 늦게 착륙하는등 항공운항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더구나 27일에도 오전 4시부터 7시간동안 인천공항에 시정(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거리) 100m 안팎의 짙은 안개가 끼어 오전 5시44분 도착예정이던 샌프란시스코발 아시아나항공 OZ 213편이 제주공항으로 회항하는등 항공기 21대가 제주와 김해공항 등으로 기수를 돌렸다니 탑승객들이 얼마나 가슴을 졸였겠는가. 안개 때문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올 3월29일 개항한 이후 벌써 12번째다. 피치 못할 자연현상으로만 원인을 돌리기에는 매우 불안하다.
인천공항은 입지선정 때 김포공항보다 안개 발생 일수가 적다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이 관측한 결과, 시정 200m이하의 안개가 연평균 19일에 달했다고 한다. 반면 김포공항은 연평균 44일인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인천공항 부지공사를 위한 대규모 간척사업이후 활주로가 들어서면서 기온이 높은 낮에 인근 바다에서 증발했던 수증기가 밤에 차가워진 활주로 때문에 쉽게 응결해 안개가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특히 인천공항의 안개는 김포공항과는 다른 ‘해무(海霧)’라 육지안개에 비해 농도가 짙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장시간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개항 전인 올 2월20일에는 시정 200m미만의 짙은 안개가 무려 17시간 이상 지속된 적도
있었다.
항공기상대는 늦가을로 접어들면서 습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밤낮의 기온차가 커 ‘농무(濃霧)’현상이 발생한데다 바람도 불지 않아 안개 지속 기간이 길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안개로 인한 운항차질을 기상탓으로만 돌려서는 안된다. 앞으로 더 큰 문제는 인천공항에서 자주 발생할 ‘해무’와 겨울철에 내릴 눈이 결합해 더욱 짙은 안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조종사를 비롯한 승무원들의 안개에 대비한 세밀하고 강도높은 교육은 물론 안개가 적은 시간대로 이·착륙시간을 조정하는 방안도 강구할 부문이다. 특히 계기 유도 이착륙 시스템 등은 하루라도 빨리 대폭 보강해야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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