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사이끼리 만나면 피부 접촉을 한다. 이마를 맞대고 목덜미를 비비기도 한다. 동물이 이러하다. 하물며 인간은 더 말할게 없다. 껴안거나 손을 맞잡는다. 대중 앞에서 사랑하는 남녀가 서슴없이 입맞춤 키스를 해도 허물이 되지 않는 것은 서구식 애정 표현이다. 만나서 반가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이처럼 만남의 내용, 그리고 인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아프리카 원주민 끼리의 인사법만도 30가지가 넘는다.
다만 조선시대의 선조들, 특히 양반들은 아무리 반가워도 피부접촉은 점잖게 여기지 않아 고작 말로 떼우는 게 예법이었다. 이 때문에 개화기에 서구식 악수가 들어온 처음엔 무척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악수는 앵글로 색슨족의 인사 문화다. 영국의 주요 구성민족이 되는 앵글로 색슨족의 인사법이 오늘날 지구촌의 인사법으로 보편화한 것은 영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력했기 때문이다. 가령 코 맞대기 인사법을 가진 아프리카 어느 민족이 세계를 지배하게 됐다면 악수대신 코 맞대기가 보편화 했을지 모른다. 인류문화의 발달은 이처럼 문화의 지배력이 강한 쪽으로 흐른다.
악수에도 예절이 있다. 윗사람이 먼저 악수를 청할 때 아랫사람은 비로소 손을 내밀어야 한다. 남녀사이엔 여성이 먼저 청할시에 남성이 응해야 하며, 여성은 장갑을 낀채 악수해도 되지만 남성은 장갑을 껴서는 안된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남성이 여성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결례를 저지르는 꼴불견을 가끔 본다.
그러나 윗사람 아랫사람이건, 남성이든 여성이든 기본적 예법이 있다. 악수를 나누는 상대의 얼굴을 마주봐야 하는 것이다. 눈을 마주보면 더욱 좋다. 악수를 하면서 얼굴을 돌려 다른 사람을 보거나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것은 악수하는 상대에게 이만저만한 실례가 아니다. 아무리 윗사람이 아랫사람과 악수를 한다해도 윗사람의 그같은 결례는 아예 악수를 안한 것만 못하다. 일상 생활화한 악수인데도 악수를 제대로 할줄 모르는 이들이 너무 많다. 특히 정치인들이 더하다.
/白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