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공기 추락 남의 일 아니다

12일 뉴욕에서 추락한 미 여객기 참사는 또 한번 전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격 이라고나 할까, 미국에 대한 항공기 테러공격의 공포가 아직 치유되지 않고 있던 미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했다.

더욱이 승객·승무원 255명 전원이 사망한 이번 여객기 추락사고는 무엇보다 미국을 겨냥한 제2테러 위협경고가 잇따라 내려진 가운데 국제무역센터 빌딩이 붕괴된지 불과 두달만에 같은 지역인 뉴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테러의혹이 한때나마 증폭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충격과 불안감을 더해 주었었다. 특히 문제의 항공기 추락으로 수십명의 주민이 실종·부상당하고 14채의 주택이 불탄 퀸스지역은 지난 9월 테러 때도 십수명이 사망·실종된 지역이어서 그 슬픔은 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 추락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은 크게 ▲정비불량 등 기체결함에 의한 추락 ▲조종미숙에 의한 추락 ▲이륙후 기내 폭발에 의한 추락 ▲제2 항공테러에 의한 추락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만에 하나 항공테러일 경우 그 여파는 미국의 대 아프간전과 향후 테러전 확전, 그리고 민심동향 등 모든 분야에 일파만파로 번져나갈 것이기 때문에 추락원인 추정과 규명에 세계인의 눈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정확한 추락원인은 블랙박스 분석결과 밝혀지겠지만 미 항공연방청은 지금까지 다각적으로 수집된 정보를 종합하여 일단 테러공격보다는 기체결함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직후 테러 가능성에 긴장했던 미 당국이 뉴욕의 3개 주요 공항들과 유엔본부 건물 문을 다시 열게한 것을 볼 때 테러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러나 비록 테러에 의한 추락이 아닐지라도 전세계의 하늘을 뒤덮고 있는 공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번 항공기 추락이 조종미숙이나 기체결함에 의해 일어난 것이 확인될 경우 이는 안전제일을 자랑으로 하는 미 항공업계의 자존심이 크게 훼손되는 불운의 사고로 기록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9월 항공테러 이후 전세계적으로 항공수요 감소로 인한 도산 항공회사가 속출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 와중에 생긴 이번 사고는 다시 한번 항공안전에 대한 국제적 대책이 테러뿐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강구되어야 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아울러 지구촌 곳곳에 민항기를 취항하는 우리나라도 정부차원의 완벽한 대책을 다시한번 점검해야 할 것이다. 항공안전 2등급의 낙인이 찍힌 우리로서는 더욱 그래야 함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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