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견

우리나라는 탐지견을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1987년 처음 도입했다. 탐지견은 후각이 사람보다 최고 100만배까지 예민하다고 한다. 미국, 호주 등에서는 불법 반입물량의 70∼80%를 탐지견이 적발한다. 미국에서는 숨겨오는 달러만 공항에서 전문적으로 찾아내는 탐지견이 맹활약한다.

인천국제공항 세관이 운용중인 탐지견은 모두 51마리로 대부분 마약, 폭발물 탐지견이지만 사향, 호랑이뼈, 웅담가루 전문 탐지견도 활동중이다. 이 탐지견은 여행객이 몰래 들여오던 원숭이도 적발한다. 구제역과 광우병 유입 때문에 골치를 앓던 수의과학검역원도 가축 생고기의 불법반입을 차단하기 위해 탐지견을 활용키로 했다. 뼈를 제거한 생고기는 X레이 투시기에도 잘 식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불법 육류반입 적발건수는 1999년 4천200여건에서 지난해 5천500여건으로 매년 증가한다.

미국 테러참사가 발생한 다음날인 9월12일 서울의 미국대사관 주변은 추가테러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고 무장한 경찰특공대 사이로 폭발물 탐지견들이 거친 숨을 내쉬며 주변을 탐색했다. 미국 테러여파로 바빠진 것은 사람들뿐 아니다. 세계적인 테러위협과 월드컵을 앞둔 한국의 탐지견들도 ‘맹활약’중이다. 테러 이전에는 주 2∼3회 정도 출동했던 특공대 소속 20마리의 탐지견들이 요즘은 하루에 2회 출동한다.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대우도 대단하다. 분기별로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는다. 철마다 각종 예방접종은 물론이다. 최근 기온이 떨어져 견공들의 집에는 온풍기가 가동중이다. 탐지견들에게 들어가는 예산은 ‘기밀’이라는데 아마어마한 모양이다. 탐지견들은 리트리버가 대부분이고 세퍼트와 마리노이즈 등이다. 가격은 500만원선인데 주로 미국에서 수입한다.

탐지견들의 공통점은 충성스럽고 ‘웬만한 사람보다 낫다’는 것이다. 탐지견을 부리는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겠지만 탐지견들의 감시와 조사를 받은 사람들은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기야 견공들은 “이런 사람같은 놈!”아니면 ‘사람보다 못한 놈’이라고 호통칠지 모른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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