震檀학회, 화성 ‘古典’심포지엄

진단학회와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24일 수원서 가진 ‘화성성역의궤의 종합적 검토’ 심포지엄은 전례드문 백미의 문화행사다. 1934년 창시된 유서깊은 진단학회가 1973년부터 스물아홉해 동안 해마다 가져온 올 29회 한국고전연구 심포지엄을 화성의 설계 및 공사시행 종합보고서 격인 ‘화성성역의궤’간행 200주년을 기념해 주제로 선정한 것은

뜻깊다.

조선조가 유일하게 건설한 지방 도시계획의 신도시, 화성 축성이 완공된 해가 지난 1996년으로 200주년인데 이어 2000년은 조선왕조 후기의 르네상스 시대를 연 정조가 붕어한지 2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제 화성을 1997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데 결정적 사료가 된 ‘화성성역의궤’발간 20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고전의 가치를 집중 조명한 것은 학계의 경사이며 화성을 지닌 지역사회의 긍지가 아닐 수 없다. 총괄적 고찰이라 할 ‘화성성역의궤의 구성과 역사적 의의’(최홍규 경기대교수), 군사적 측면으로 검토한 ‘정조대 오위체제 복구론과 화성방어 체제의 개편’(노영구 서울대교수), 자재 및 인력 조달을 분석한 ‘화성성역에서의 물자 확보와 부역노동’(조병로 경기대교수) 등 역사학자 3명과 미술 및 건축사적 측면의 ‘화성성역의궤범의 회화사적 연구’(박정혜 홍익대교수), ‘화성성역의궤범에 나타난 건축사적 의미’(김동욱 경기대교수) 등 관련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포지엄은 화성을 입체적으로 검토하기에 충분하였다.

당시엔 일종의 보고서인 ‘의궤’를 필사본으로 썼던 관행과는 달리 정조가 유달리 최초의 활자본 의궤로 많은 도설까지 그려 남긴 화성성역의궤는 역사적 의의와 함께 미술사 건축사 분야에까지 소중한 고전으로 규명된 것은 큰 수확이다.

1796년 준공된 화성은 ‘동서양을 통해 고도의 과학적 특성을 고루 지녔다’는 세계문화유산위원회측의 평가를 듣고 있으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18세기 군사건축물로 유럽과 극동지역 성곽의 특징을 함께 갖춘 독특한 역사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국민과 수원시민은 화성을 가까이 하면서도 막상 잘 몰랐던 축성의 깊이있는 내역을 이에 관련한 고전 심포지엄을 통해 폭넓게 알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면서, 이를 알기쉽게 간추려 대중에게 접근시킬 수 있는 지역사회의 노력이 있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심포지엄이 있기까지 우리 고장 출신이며 서강대교수인 홍승기 진단학회 회장이 베푼 많은 노고에 감사하며 아울러 경기문화재단에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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