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밝게 하는 善人

들인심이 점점 각박하고 살벌해지는 세태에 평생 땀흘려 모은 재산을 불우 이웃을 위해 내놓는 독지가들의 선행이 세파에 시달린 메마른 가슴들을 훈훈하게 녹여주고 있다. 고양 노(老) 유학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 5억원 기탁과 안산의 ‘얼굴없는 의인’의 매년 1억원대 성·금품 기증 미담은 아귀다툼의 이기주의가 판치는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보내주고 있다.

이들의 쾌거에서 우리는 동기의 순수함과 행동의 진지함을 읽게 된다. 한결같이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이들은 그만한 돈을 벌게 해준 것이 바로 다름아닌 우리 사회라는데 눈을 돌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또 자기를 감추거나 낮추면서 매년 거액의 성금을 이 사회에 내놓는 선행에서 사회의 앞날에 희망을 갖게할 박애정신의 든든한 싹을 보게 된다.

공익을 위해 돈을 내놓는 일이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재난을 당하면 의연금을 기탁하는 행사도 연례화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칠순 유학자의 헌납과 익명의 기탁자를 보면서 감동을 받는 것은 이른바 재산의 사회환원이나 사회봉사라는 이름으로 내심 반대급부를 계산하는 일부의 매명(賣名) 행위와는 전혀 다른데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막노동으로 시작해서 건재상을 하며 젊어서 자신의 묘 자리로 사놓았던 땅이 택지개발지구로 편입돼 받은 보상금 5억원 전액을 고양시에 기탁한 78세의 이경무옹은 ‘내 재산이라 하더라도 내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라는 믿음에서 내놓았다고 한다. ‘홍익인간을 실천하기 위한 작은 행동’이었다며 앞으로 가난했던 유·청년기의 역경을 딛고 마련한 5만여평의 땅(시가 50억원이상)도 현금화되면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내놓겠다고 밝혀 또한번 주위를 감동케 했다.

10여년전부터 농사꾼 차림으로 매년 1억여원 대의 성금과 물품을 안산시에 기탁해온 얼굴없는 의인도 감사표시를 하려는 주변의 노력을 뿌리치고 한사코 익명을 고집함으로써 동기의 순수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되고 특히 우리 사회의 부(富)를 크게 나눠 갖고 있는 대기업들이 사회복지에 앞장서 주기를 당부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갈등이 재화의 편재에서 온다는 점에서 그렇고, 오늘날의 빈곤층 구제가 국가에만 맡겨 놓기에는 여전히 힘겹다는 점에서 또한 그렇다. 우리는 위와같은 독지가들의 선행이 계속 늘어나 우리 사회의 구석진 응달을 따뜻하게 밝혀주는 촉매제가 되기를 충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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