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에 골수 기증한 인천 원종설씨

부부가 함께 골수 및 사후장기기증을 등록했던 한 병원 직원이 최근 자신의 골수와 일치하는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 꺼져가던 한 생명을 구원했다.

원종설씨(32·인하대병원 전산팀 대리)는 지난 97년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골수기증 홍보차 방문한 한국골수은행협회의 설명을 듣고 골수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매사 타인에게 헌신적이었던 원씨는 골수기증의 중요성을 듣고는 사회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등록한 것.

그러던 중 원씨는 이달초 자신과 골수(HLA)가 일치하는 생면부지의 혈액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골수은행으로부터 받게 됐다.

주변에서는 골수기증을 잘못했다가 건강을 해치면 어떻게 하느냐는 만류도 있었으나 원씨는 곧바로 시술에 응했다.

시술을 맡은 인하대병원 암센터(골수이식팀)는 지난 15·16일 이틀에 걸쳐 원씨의 골수를 채취했다.

연 이틀간 채취된 조혈모세포는 골수이식을 시행하는 환자 연고지의 대학병원으로 시급히 운송됐고, 이 골수를 이식받은 환자는 현재 빠른 쾌유를 보이고 있다.

원씨는 주위에서 골수기증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생명의 위급을 다투며 골수를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의 심정을 생각하면 아무 일도 아니다”라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한편 원씨의 부인 오미씨(30)도 최근 남편과 함께 골수기증 및 장기기증협회에 사후 장기기증을 등록했다.

오씨는 “4살 된 딸 예진이와 올해 태어난 쌍둥이 자매가 성인이 되었을 때 골수기증 및 사후 장기기증을 하게끔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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