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고속훼리호 여성기관사 1호 최우형씨

‘금녀의 공간’이나 다름없었던 인천지역 해운업계에 첫 여성 기관사가 등장했다.

인천∼제주를 운항하는 여객선 청해진고속훼리1호(3천800t급) 최우형씨(23)가 화제의 주인공.

지난해 2월 목포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이달 초 청해진해운에 2등 기관사로 입사한 최씨는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7시 인천항을 출발, 15시간이나 걸려 다음날 오전 10시 제주항에 도착하면 또 다시 승객들을 태우고 화·목·토요일 오후 7시 제주를 출발해 인천항으로 되돌아 온다.

기관실 소속 9명의 직원 중 홍일점인 최씨가 금녀의 공간이나 다름없는 기관사를 선택한 이유는 해운물류 분야가 무한히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지난 96년 해운업계가 여성 기관사를 채용하기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여성 기관사는 채 10명도 안되는 실정이다.

최씨 역시 대학 졸업 후 여객선사와 외항선사에 수차례 지원했으나 여객선 기관실 문은 호락호락 열리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12일부터 청해진고속훼리호에서 2등 기관사로 일하게 된 최씨는 보일러와 에어컨, 냉동기 및 전기계통, 기계 등의 관리와 점검 등의 업무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꼼꼼하게 수행하고 있다.

비록 일주일에 6일을 선상에서 지내야 하지만 기관실 직원마다 방이 따로 배정돼 있어 별로 힘들어 하지 않고 있다.

“버스나 택시를 타면 멀미를 하는데 배를 타면 전혀 멀미를 하지 않는걸 보면 선상생활이 체질에 맞는 것 같아요”라는 최씨는 “앞으로 맡은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기관장이 되는게 꿈”이라는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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