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공군사격장 이전해야

지난 5일 도내 여주군 군민회관 앞에서 주민 1천여명이 모여 공군사격장 이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하였다. ‘여주군 공군사격장 이전대책위원회’주최로 개최된 집회에서 여주군민들은 능서면·대신면·북내면에 걸친 공군사격장 때문에 40여년 이상 극심한 소음과 재산 피해를 보았다면서 조속한 공군사격장 이전을 요구했다.

여주 공군사격장 이전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된 민원이다. 1957년부터 여주읍에서 불과 2km 떨어진 남한강변 일대 35만평 규모로 조성된 공군의 전용 비행사격장으로 인하여 사격장 근처의 상주 인구 약 2만여명은 극심한 소음에 시달리고 있으며 또한 재산 피해가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공군당국은 물론 관련 부서에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여 주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공군사격장으로 인한 주민 피해 사례는 다양하다. 인근에 있는 초등학생 3천여명은 비행기 소리와 사격훈련 소음으로 인하여 수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한여름 더위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수업을 해야 한다. 통상 소음이 65d/B을 초과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인데, 최고 93d/B까지 되는 경우가 있으니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수업이 제대로

되겠는가.

학생들 수업만 지장을 받는 것이 아니다. 인근 주민들은 TV 시청은 물론 전화통화도 제대로 못하고 있으며, 젖소나 돼지 등 각종 가축들이 유산이나 폐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여 주민들이 겪는 재산피해도 대단하다. 심지어 사격시 유탄에 의하여 주민들이 부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주민들이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농사철에도 사격 때문에 농사일을 할 수 없어 농사 적기를 놓쳐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인근에는 세종대왕, 효종대왕릉, 신륵사와 같은 문화유적지, 도예단지가 있어 외국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는데, 굉음과 더불어 총소리가 나면 놀란 외국 관광객들이 관광을 제대로 하겠는가. 이들이 과연 관광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세계 어느 곳에 국가의 중심인 수도에서 불과 한시간 거리에 대규모 사격훈련장이 있는가. 관계당국은 예산부족과 이전부지 마련의 어려움만 호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된다. 분노한 여주군민들이 더이상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속히 민·관·군 합동대책위원회를 구성, 공군사격장 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