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충신만큼이나 간신도 많은 게 사람 사는 세상이다. 중국 당나라 때 이임보(李林甫)는 유명한 간신 중 하나다.
당나라 현종(玄宗)은 재위 초기에는 정치를 잘 했다. 하지만 후일에는 점점 주색에 빠져 들면서 정사를 멀리 하였다. 이임보는 현종이 신임하는 신하였다. 그는 현종의 비위를 맞추면서 충신들의 간언이나 백성들의 탄원이 황제의 귀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면서 환관과 후궁들의 환심을 사며 조정을 떡 주무르듯 했다. 시기심이 강해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보면, 자기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이나 아닌지 두려워 하여 가차없이 제거하였다.
그것도 자신의 권위를 이용한 수법으로는 절대 하지 않았다. 현종 앞에서 충성스러운 얼굴로 상대를 한껏 추켜 천거하여 자리에 앉혀 놓은 다음 음모를 꾸며 요즘 TV 사극 ‘여인천하’에 자주 나오는 ‘찍어내는’수법을 썼다. 이임보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다음날은 영낙없이 주살되는 자가 생겨났다.
그래서 그 당시 사람들은 “이임보는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하지만 뱃속에는 칼을 가지고 있는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중국 원나라의 승려 선지(先之)가 지은 <십팔사략(十八史略)> 에 나온다.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고사성어 ‘구밀복검(口蜜腹劍)’의 장본인 이임보 같은 인간은 오늘날 우리 주위에도 많다. 겉으로는 절친한 것처럼, 제 간이 약이 된다면 당장 빼내줄 것처럼 행세하지만 자기에게 이익이 조금이라도 안되면 돌아서서 헐뜯고 제거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임보같은 부류들이다. 자신이 차지한 직위가 조금이라도 흔들릴 것 같으면 상하좌우를 살펴보고 음해하는 인간들이 너무나 많다. 자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도 다른 사람이 잘 되는 십팔사략(十八史略)>
‘꼴’을 못보는 해괴한 사람들도 적지않음이 수시로 감지된다.
정치판은 정치판대로, 직장은 직장대로 이임보같은 위인들 때문에 인간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사회가 점점 차가워진다. 하기야 이임보같은 행각도 ‘생존경쟁’이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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