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오는 철새는 겨울 철새 112종, 여름 철새 64종 등 모두 276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루미·기러기 등 겨울 철새들은 보통 시베리아에서 한반도까지 2천∼3천km를 여행한다. 중부리도요·개꿩·왕눈물떼새 등 도요새 종류는 우리나라에 오는 철새들 중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데 시베리아에서 호주까지 7천∼8천km를 이동한다고 한다.
중부리도요 등이 우리나라에 들르는 것은 긴 여행 도중 잠시 쉬며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서인데 주로 서해안을 찾는다. 갯벌이 넓어 게·갯지렁이 등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도요새처럼 잠시만 우리나라에 머무는 새들은 철새와 구분해 ‘나그네 새’라고 부르기도 한다.
철새들중에는 아예 우리나라에 자리잡고 사는 ‘텃새’가 된 것도 있다. 원래는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와 비오리, 여름 철새였던 왜가리와 백로 중 일부가 이동을 하지 않고 우리나라에 머물러 살고 있는 것이 보인다.
조류전문가들은 지구의 기온 상승과 환경오염을 텃새가 되는 원인으로 꼽는다. 여름 철새의 경우는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따뜻해져 남쪽 나라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 철새가 겨울에 도시의 강에서 지내는 것이 많이 발견되는데, 이는 따뜻한 생활 하수가 흘러 겨울에도 새들이 살만큼 따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겨울 철새 중 텃새가 된 경우는 환경 오염의 피해를 입은 결과라고 한다. 하천 오염으로 물고기 등이 사라져 새들이 충분히 먹이를 먹지 못하거나 중금속이 든 먹이를 먹고 몸이 허약해지면 철새는 본능적으로 이동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텃새로 변한 것들은 모두 물가에서 사는 것으로, 철새 중 산새들이 텃새가 된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천은 환경오염에 특히 크게 상처를 받는다. 그러니까 하천오염이 텃새를 만드는 것이다.
철새가 텃새가 된다는 것은 결국 자연환경이 오염되기 때문이다. 떠날 것은 떠나야 하는 게 자연의 순리다. 철새는 제 철을 찾아 떠나야 한다. 철새가 만일 길을 잃거나 텃새로 자꾸 변한다면 지구의 비극이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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