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성 이질은 전염병방지법이 1종전염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대한 예방 및 발병대책도 규정돼 있다. 이질균은 1900년 독일의 크루제가 발견했다. 음성의 세균성 간균으로 분열균에 속한다. 이 적리균에 감염되면 인체가 설사를 하는 등 심한 고통을 받지만 균 자체는 매우 약해 60℃의 물에 10분만 지나면 죽고 만다. 적리균은 본형균, 이형균, 메타등 세가지가 있지만 모두 음식물과 입을 통하는 감염경로는 같다.
10여일전 서울에서 발병된 이질이 수도권으로 번지더니 전국적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어제오늘 잠시 주춤한듯 하나 이질균은 잠복기일이 2∼4일이나 돼 아직은 마음을 놓을 단계가 아니다. 얼마전에는 콜레라가 번졌고 지난 여름에는 말라리아가 설쳤다. 요즘은 이질말고 어린이들에게 수두가 또 고개를 들고 있는 모양이다. 한때는 홍역이 번창하여 휴교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질 콜레라 말라리아 등은 모두 후진국형 전염병이다. 위생상태가 좋으면 얼마든지 예방되기 때문이다. 이런 전염병이 명색이 선진국 진입을 말하는 나라안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수치스런 현상이다. 더욱 부끄러운 것은 정부당국의 속수무책이다. 시·군보건소가 있지만 전문 인력도 빈곤하고 장비도 빈약하다. 자치단체의 책임이 없다할 수 없겠으나 근본적으로는 보건복지부의 책임이 크다. 전염병방지법이 사문화하고 있다. 법상으로는 번드레한 예방 및 발병대책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번의 이질도 그렇다. 설사환자가 1천100여명에 이르고 확진환자가 320여명에 이른다. 그러는데도 확실한 전염경로나 어떤 종류의 이질인지 조차 분명하게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 이질은 원래 여름철에 생기는 병이다. 여름철 이질이 때아닌 겨울철에 번지고 있는 것은 무력한 정부당국의 무대책을 비웃는 것만 같다. 겨울추위가 더해 이질이 절로 없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게 당국의 대책인듯 싶다. 그저 각자가 가정마다 위생을 조심해가며 이질을 예방하는 것이 최상책일 것 같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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