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아저씨 아저씨 우체부 아저씨/큰 가방 메고 어디 가세요/옳지 옳지 왔구나 편지가 왔구나/시집 간 언니가 내일 온대요”동요에도 나오듯 우체부는 몇년전까지만 하여도 거의 우편물을 커다란 가방에 넣고 배달했다. 약 10년전부터 ‘집배원’으로 호칭이 바뀌었는데 아침에 우체국에 출근, 자신이 배달할 우편물을 정리하고 기타 세부적인 계획을 세운다. 집배원은 걸어서, 혹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수취인에게 배달을 하거나 도로변 우체통에서 수거한 우편물을 우체국으로 가져오는 일을 주로 한다.

우리나라에서 집배원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1895년(고종 32년)이다. 그러나 근대식 우편사업은 이보다 앞선 1884년이었다. 이때 서울에 우정총국을 두고 인천에 분국을 설치하였으나 갑신정변으로 곧 폐쇄되었다. 그뒤 1894년 갑오개혁이 일어나면서 우편업무를 재개하였으며, 이듬해 을미개혁으로 관제가 개편됨에 따라 우체부 8명을 선정하여 진고개에 있는 일본 우편국에서 우편업무를 견습시키게 되었다. 이들이 우리나라 집배원의 효시이다.

집배원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공채시험에 합격하여야 한다. 집배원의 평균학력은 고등학교 졸업자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전문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다. 최근에는 대학교 졸업자들도 많이 응시하고 있어 응시자들의 학력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집배원들은 대부분 이른 아침부터 일을 시작하며 우편물을 배달할 때에는 날씨와 관계없이 항상 실외근무를 하여야 하기 때문에 어느 직업보다 애환이 많다. 직무수행 의식이 철저하여 폭설 속에서 동사하는 등 순직 사례도 허다하다.

연말연시를 맞은 경기도와 인천의 집배원들이 요즘 과중한 업무로 인해 순직 직전이라고 한다. 경기도의 경우 정규집배원 1천222명, 상시집배원 651명이고, 인천은 정규집배원 263명, 상시집배원은 141명으로 업무량에 비해 인원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루 15시간 이상을 우편물 분류와 배달작업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방관의 순직처럼 무슨 대형 불상사가 터진 뒤에 야단법석을 피우지 말고 집배원들의 인력확충은 물론 상시집배원들의 처우 개선에도 제발 신경 좀 썼으면 좋겠다.

/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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