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에 사랑을

2001년도 앞으로 일주일정도 남았다.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나오고 백화점에는 선물세트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유명 호텔이나 고급 음식점은 송년회 등으로 손님들로 법석대고 있으며, 강남의 호화판 술집은 이미 예약 사절이라고 한다. 한해를 보내는 아쉬운 정을 나누려는 훈훈한 인심은 우리의 미덕이기 때문에 인지상정의 사회적 관습은 전통으로서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호화판 송년회와는 달리 우리 사회에는 너무도 어둡고 또한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 많다. 특히 IMF체제 때문에 많은 가장들이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어 실업자가 되어 아직도 거리를 헤매고 있는가 하면, 끼니를 제대로 때우지 못하여 허기진 배를 움켜쥐면서 따뜻한 인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고아원, 양로원 등은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해가 갈수록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찾는 사랑의 손길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 위축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경제도 어려운 실정이다. 서민들은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 매도 늘어나는 적자 가계부 때문에 이웃을 돌볼 여유가 없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불우이웃에 대한 사랑은 결코 여유있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사가 딸린 고급 승용차를 타고 출퇴근하거나 쇼핑을 하는 부유층은 어느 거리에 자선냄기가 있는지도 모른다. 자선냄비에 적은 돈이나마 온정을 베푸는 아름다운 손은 일반 서민들이 아닌가.

메말라 가는 인심을 탓할 것만도 아니다.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진승현 게이트니 하는 각종 게이트에 연루되어 줄줄이 쇠고랑을 차는가 하면, 검은 돈이 수십억, 수백억 단위로 뒷거래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어떻게 서민들의 따뜻한 인심만을 요구할 수 있는가. 고관 대작들은 자신들의 검은 속을 채우는데 급급했지 이웃을 돕는데는 인색하지 않은가.

이웃사랑은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열마디의 말 보다도 단 한가지라도 작은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 금년이 가기 전에 우리의 불우한 이웃을 위하여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송구영신의 진정한 의미는 불우한 이웃을 사랑으로 실천하는 따뜻한 봉사의 마음이 아닌가. 불우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이 번질 때 우리 사회는 희망의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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