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월드컵으로 ’멋지게’

“21세기 최초로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2002 월드컵 축구대회를 ‘문화월드컵’으로 멋지게 치뤄내자.”

정부와 10개 월드컵 개최도시는 월드컵을 단순한 국가간 축구경기 차원을 넘어 선진 문화국가로 한단계 도약할 수 있으면서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이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월드컵 조직위는 “중앙정부와 개최도시, 내국인과 외국인, 전통문화와 첨단문화가 조화롭게 상승 작용을 하는 문화월드컵을 구현할 것”이라며 화합과 번영을 주조로 한 새천년의 꿈을 제시하고, 동과 서의 새만남을 통한 한국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의 국가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유구한 역사와 뛰어난 전통을 가진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세계속에 부각시킨다는 것으로 지난해 12월1일 열린 조추첨행사와 함께 전야제, 개막식 등에 최대 역점을 두고있다.

이태행 월드컵조직위 문화행사추진본부장은 “한국의 전통미를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에 접목시켜 역동적인 새 국가 이미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겠다는 것이 문화월드컵의 핵심”이라면서 “특히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IT쇼로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180개국 20억명이 지켜볼 5월31일 개막식 행사는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 상암월드컵구장에서 45분간 펼쳐지는데 조직위는 한국을 알릴 기회라고 보고 조수미, 신영옥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인을 전야제에 투입할 계획이다.

조직위는 공식 문화행사 이외에도 ‘세계춘향대축제’ 등 20여개 중앙단위 행사와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인천세계민속예술제 등 80여개 개최도시별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조직위는 개최도시마다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나 예산문제로 세계가 주목할만한 대규모 국제행사는 많지않으며 그간 해오던 행사를 손질해 선보이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수원과 인천지역의 월드컵 관련 문화행사를 소개한다.

◇수원

수원은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과 그와 연관된 전통문화행사를 차별화된 문화행사로 내세우고 있다. 경기도와 수원의 문화적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수원월드컵을 스포츠와 문화가 연계된 세계적인 종합문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문화와 관광을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월드컵 특수뿐 아니라 이후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는 인프라를 수원월드컵을 통해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다양한 계획을 짜고있다.

수원시와 지역문화예술단체 등이 준비하는 월드컵 행사는 수원월드컵 문화행사와 FIFA 승인 공식문화행사로 나뉘어 5월25일부터 6월16일까지 경기장 안팎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눈길을 끄는 수원월드컵 문화행사는 수원‘화성’국제연극제를 비롯, 수원국제음악제, 정조대왕 능행차 연시, 정조시대 전통무예전, 혜경궁홍씨 회갑연 재연, 효의 성곽순례, 수원갈비축제 등 다양한데 대부분 기존 수원시에서 열렸던 문화행사들을 집약해 이 기간중에 선보인다.

먼저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5월26일부터 6월3일까지 세계 5개국 유명극단과 국내극단 20여팀이 참가하는 가운데 장안공원·연무대 등에서 열릴 예정이며, 수원국제음악제는 정명훈을 주축으로 ‘정명훈과 월드컵 드림콘서트’(6월3일 예정), ‘정명훈과 7인의 콘서트’(6월12일)로 꾸밀 예정이다.

수원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축제로 국내외 많은 관심을 끌고있는 조선조 정조대왕 능행차 연시라든가 화성행궁에서의 혜경궁홍씨 회갑연 재연, 연무대에서 열리는 정조시대 전통무예 재현, 만석공원에서 펼쳐질 수원갈비축제, 화성 일원에서 펼쳐질 효의 성곽순례 등도 수원월드컵 기간동안 펼쳐지는데 많은 외국인들의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컵축제 오픈 문화행사는 ‘문을 열자! 월드컵을 향하여’를 주제로 6월1일 연무대 특설무대에서 수원월드컵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이벤트와 북의 향연, 인기가수 축하공연, ‘월드컵 수원’이미지 영상 등이 준비돼 있다.

6월5일 수원월드컵 첫경기가 열리기 전날 전야행사와 5일 개막행사 또한 성대하게 열리며 경기장 안팎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 개최도시마다 마련되는 월드컵 프라자 ‘수원 월드 빌리지’는 만석공원과 서호공원에 조성된다.

◇인천

허브공항과 첨단산업의 중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인천은 세계 공통언어인 춤과 노래의 만남을 통해 인천문화와 세계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한마당 축제로 문화월드컵을 실현한다는 컨셉이다.

‘가자! 국제도시로- 인천과의 만남·세계와의 만남’을 주제로 인천시와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준비중인 문화축제 역시 FIFA 승인 공식문화행사와 인천월드컵 문화행사로 나뉜다. 이들 행사는 6월9일부터 15일까지 문학종합경기장과 경기장 주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집중적으로 열린다.

인천월드컵 문화행사는 인천세계민속예술제, 세계 정상급 연주자 초청공연, 세계합창페스티벌, 우리 소리와 춤의 어울림 등의 메인행사와 중국 관광객 유치이벤트, 창작극 ‘비류왕국’, 인천심청축제, 여성국극 ‘하늘을 여는 날개옷’, 연극 ‘장경궁주’, 클라운 마임과 행위예술, 각종 공연·전시·지역축제 등의 부대행사가 있다.

6월9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인천세계민속예술제는 중국(용춤, 곡마단), 나이지리아(전사춤, 원주민춤), 뉴질랜드(마오리족 전통무용), 브라질(삼바), 스페인(플라멩고) 등 해외 12개팀과 인천은율탈춤, 고성오광대 등 국내 6개팀 등 모두 18개 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6월11일에는 문학경기장∼CGV 중앙공원에서 세계민속예술단 전 출연진이 참가하는 가장무도회도 열린다.

세계정상급 연주자 초청공연은 6월9,10일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열리며, 인천시립합창단과 세계 3∼4개 팀이 참가해 6월11∼13일 펼치는 세계합창페스티벌도 관심을 끈다.

인천이 태동한 역사적 배경을 주제로 과거·현재·미래로 도약하는 발전상을 창작극으로 구성한‘비류왕국’(6월1∼7일)과 전래설화인 ‘나무꾼과 선녀’를 여성국극으로 재현한 ‘하늘을 여는 날개옷’(6월4∼5일)도 야심작으로 선보인다.

FIFA 승인 공식문화행사는 첫경기 전야축제, 식전·식후행사, 월드컵 프라자 운영으로 꾸며진다. 첫경기 전야축제는 6월8일 오후 2시부터 밤 9시30분까지 문학경기장과 그 주변에서 축구공묘기, 거리축제, 향토민속공연, 가수공연, 불꽃놀이 등이 펼쳐진다.

월드컵 인천경기의 이미지를 살린 종합예술축제의 장이 될 월드컵 식전·식후행사는 아직 구체적인 작품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국제화·세계화로 열린도시 인천지역의 이미지로 다른 도시와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월드컵 프라자는 남구 관교동 문화벨트공간, 주안역, 부평역 광장 등 3곳에서 운영된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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