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은 경제를 떠받치는 물류 인프라의 핵심으로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항만을 통해 수출입화물의 99.7%를 처리하고 있다.
때문에 WTO에 가입한 중국을 비롯, 동북아 각국은 항만의 중요성을 인식,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항만개발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본지는 항만산업 선진국인 홍콩·싱가포르와 함께 동북아 물류기지로의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선 중국 상하이항을 살펴보고 수도권 중심 항만으로 동북아 물류중심 기지로 거듭나는 인천항의 미래를 조명해 본다.
◆폭증하는 동북아 물동량=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연간 6.7%씩 늘어나면서 99년 2억TEU를 돌파했으며, 2011년에는 4억3천만TEU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동북아는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함께 세계 3대 경제권으로 부상하면서 컨테이너 물동량이 연간 8.1%씩 폭발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WTO 가입으로 동북아 항만간 물류중심기지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이같은 경쟁은 항만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모선 1척이 입항할 때마다 9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고 환적 컨테이너 1TEU를 처리할 때마다 220달러의 부가가치가 생긴다.
항만은 또 그 자체로 수익성이 높은 유망사업이다.
자국의 수출입 화물이 아닌 제3국 화물(환적화물) 처리로 엄청난 외화를 벌어 들일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항만산업의 부가가치는 연간 164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1.5%를 차지하고 매년 환적화물 처리로 15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항만투자 경쟁= 세계 5대 항만중 4개, 20대 항만중 12개가 아시아지역에 위치해 있다.
현재 싱가포르와 고베·캬오슝·홍콩 등 아시아 9대 항만들은 늘어나는 물동량에 대비, 오는 2020년까지 모두 164선석을 279선석으로 늘릴 계획이다.
컨테이너 처리실적 세계 1·2위를 지키고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는 일찌감치 항만투자의 중요성을 깨닫고 항만시설이 물동량을 따라가지 못해 선사들이 선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전에 선 투자를 통해 항만시설을 확충, 수성하는데 성공해왔다.
홍콩항은 장래 물동량 증가에 대비해 9호 컨테이너터미널을 개발하는등 2011년까지 17선석을 늘려 56선석을 완비할 예정이며, 싱가포르항도 파시르 판장지구 개발 등을 통해 2009년까지 26선석, 2010년 이후 23선석 등 모두 49선석을 확대해 모두 86선석을 확보할 계획이다.
더 무서운 곳은 중국 상하이항.
현재의 18선석 규모를 오는 2010년까지 52선석, 2020년까지 28선석 등 모두 80선석을 늘려 98선석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상하이항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신흥개발지인 푸둥 지역 외해의 다샤오양 산섬에 52선석을 갖춘 대규모 신항만을 건설, 연간 1천400만TEU 이상을 처리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으로 길이 40km의 교량건설도 추진한다.
◆환황해권 물류거점 항만 구축에 나선 인천항= 동북아 물류 거점 항만으로 지속적인 개발이 이뤄진 인천항에 오는 2012년까지 61개 선석 부두가 건설된다.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앞바다에 조성중인 송도신도시 남쪽에 오는 2011년까지 총 사업비 1조7천억원을 투입, 34개 선석을 갖춘 ‘인천 송도 신항만(남외항)’이 건설된다.
내년 기본·실시설계를 마치는 남외항은 2003∼2006년까지 5만t급 3개 선석을 비롯, 모두 9개 선석이 개발되고 2007∼2011년까지 25개 선석이 추가로 조성된다.
남외항은 인천항의 갑문식 항만에서 탈피, 자유롭게 선박이 입출항 할 수 있도록 건설돼 중국 상하이 푸둥항 등과의 물류 경쟁에서 앞설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5천400억원의 민자가 유치돼 오는 2006년까지 18개 선석을 갖춘 인천 북항도 개발된다.
이밖에 삼성물산과 싱가포르 PSA사가 공동으로 2009년까지 1천500억원을 들여 인천 중구 항동 석탄부두 남쪽에 3개 선석을 건설, 정부가 개발하는 4선석과 함께 모두 7선석이 개발된다.
이에따라 오는 2011년까지 인천항 항만개발이 완료될 경우 인천은 기존 75개 선석에서 136개 선석으로 늘어나 환황해권 중심항만으로 탈바꿈 하게 된다.
특히 내년 인천항 배후부지에 관세자유지역 지정을 비롯, 중국과의 정기 컨테이너 항로개설이 이뤄지고 인천공항과 항만을 연계한 Sea&Air 복합운송체계가 구축 운영될 경우, 인천항은 명실상부한 동북아 허브 항만으로 타 국가 항만과 경쟁력을 갖추게 돼 지속적으로 재정이 지원된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최근 해수부 등 중앙정부가 인천항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해 항만 증설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항만 건설로 인천항은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동북아 주요 물류기지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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