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염원 이룬다.

“이번에는 기필코 16강의 염원을 푼다.”한국 축구대표팀이 홈무대에서 펼쳐지는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숙원인 16강 진출을 반드시 달성한다는 목표아래 말띠해에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방인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하고 지난 1년동안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젊은 피’를 수혈하는 등 한층 강해지고 젊어진 대표팀은 내년의 월드컵 무대에서 온몸을 불살라 목표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물론 지난 54년 스위스월드컵 진출 이후 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것처럼 객관적인 실력을 놓고 볼때 16강 진출이 넘기 힘든 높은 벽임에 틀림없어 또다시 공염불로 돌아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처지를 한탄하고 손을 놓을 수는 없는 법.

‘히딩크 사단’은 지난 1년동안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90분 이상을 빠른 스피드로 소화할 수 있는 힘있는 선수들을 골라내는 작업을 벌이며 ‘16강 해법찾기’에 골몰해 왔다.

그 결과 2002년 1월 열리는 북중미골드컵 출전 멤버들의 평균 연령이 25.6세로 역대 월드컵 멤버중 최연소 팀으로 탈바꿈했다.

황선홍(33), 유상철(30·이상 가시와), 최용수(28·이치하라), 이운재(28·상무), 이민성(28·부산), 최진철(30·전북), 김태영(31), 김도근(29·이상 전남) 등이 노장으로 분류될 뿐 나머지는 기껏해야 20대 초·중반의 신예들이다.

특히 측면 공격수인 이천수(고려대), 최태욱(안양)과 박지성(교토 퍼플상가)은 모두 20세 동갑이고 차두리(21·고려대)와 현영민(22·건국대), 이동국(22·포항)도 신세대들.

평균신장이 커지면서 체격도 좋아진 대표팀은 본선 예선에서 상대해야 할 유럽의 포르투갈 및 폴란드전에서 체력이나 체격면에서 일단 크게 밀리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대표팀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체력 증강 ▲다양한 세트플레이 보강 ▲수비집중력 보강 등으로 집약된다.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할 미국이 유럽식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축구는 일단 강인한 체력을 갖춰야 어느 정도 공격의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인한 체력은 절실하다.

또 상대팀들에 비해 확실한 득점원이 없는 대표팀은 상대 문전 주변에서 얻는 프리킥이나 코너킥을 골로 연결시키는 정확한 세트플레이를 보강해야 하는데, 실제로 프랑스월드컵때 기록한 한국의 2골은 모두 세트플레이에서 나왔다.

이밖에 송종국이 가세해 다소 안정을 찾았다고는 하지만 수비의 허술함은 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만큼 수비진의 집중력을 높여 경기 초반 어이없는 실점으로 전체를 망가뜨리는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희망과 문제점을 다같이 안고 새출발하는 대표팀은 조직력 극대화를 위해 우선 많은 평가전을 치르면서 더욱 강한 팀으로 거듭나겠다는 태세다.

상대팀에 대한 전력 분석에도 총력을 기울일 대표팀은 먼저 1월6일 소집돼 미국으로 건너가 적응훈련을 실시한 뒤 16일 개막하는 북중미골드컵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를 통해 대표팀은 ‘1승 제물’로 꼽고 있는 미국의 장·단점 분석을 끝내는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키운다는 계산이다.

이어 대표팀은 남미 대륙으로 이동, 브라질 등 현지 대표팀들과 2∼3차례 평가전을 가지면서 1차 전술 완성도를 점검할 계획이다.

‘히딩크 사단’은 또 3월에는 유럽으로 무대를 옮겨 포르투갈 및 폴란드와 유사한 핀란드, 터키, 튀니지팀 등과 대결함으로써 ‘유럽 극복’을 위한 면역력을 키우고 이후에는 국내에 머물며 최종 마무리 훈련을 펼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마무리 훈련때는 프랑스, 중국 등과의 평가전을 마련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세밀히 점검하면서 ‘16강해법’을 완성한다.

절체절명의 비장감으로 신발 끈을 바짝 조여맨 축구대표팀이 ‘불안한 현실’을 ‘희망찬 내일’로 바꿔놓기 위해 출발선을 떠나고 있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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