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 강화 시급하다

중·고교생들의 독서기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경기도교육청 장학관이 독서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에서 도내 120개 중·고교 학생 1만9천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5%가 교과서를 제외한 책을 1년에 5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대상의 14%는 1년 내내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고 답변, 중·고생들의 독서량이 절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독서경향도 명작과 학술도서 보다 무협지나 통속소설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서는 교양과 재미를 제공해서 삶을 윤택하게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케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 오늘과 같은 국제화·전문화·산업화 시대에서는 독서가 곧 생존의 수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홍수를 적절하게 선택해서 효과적으로 체득하지 않고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첨단문화를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차대한 독서의 기능에 비추어 볼 때 중·고생들의 실정은 조사결과처럼 한심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서량도 그렇거니와 65%의 학생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고 중도에 그만둔다는 것은 그만큼 독서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같은 독서기피현상은 시각미디어의 보급과 함께 입시위주 학교교육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회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향락풍조가 적지 않은 작용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건전한 취미생활로 마음의 양식을 쌓기보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찰나적인 쾌락만을 탐하다 보니 책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향락일변도의 그릇된 사회풍조를 바로 잡기 위해서도 국민의 책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학생의 독서생활화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책을 읽게 한다는 것이 강요에 의해 이뤄질 성질은 아니다. 그러나 독서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분위기 조성은 조직적인 캠페인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특히 지식정보 사회에선 인터넷망 보급 못지 않게 독서의 중요함을 인식시켜야 한다. 각종 정보와 지식을 다루는 힘은 역시 개개인의 지적능력이 배양되어야 하며 이것은 꾸준한 독서와 학습을 통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지적능력을 존중하는 사회분위기가 정착될 수 있도록 독서교육을 강화하는 등 21세기를 대비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학교교육은 특히 초등교때부터 독서취미를 길러주고 체계적인 교육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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