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침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연예인, 유흥업소, 윤락가 주변에 머물던 마약사범이 최근 대학생·회사원·가정주부는 물론이고 농어민, 직업운전자·화가에 이르기까지 직업·계층 구분없이 급격히 확산되는 추세다. 대규모 마약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일어나고 있으니 비교적 마약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우리 나라에 적색경보가 켜진
셈이다. 어물어물 하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진전될 수 있다. 늦기 전에 국가차원의 강력한 마약퇴치책이 절실하다.
경기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단속된 마약사범이 803명(570건)으로 1997년(132명·97건)이후 4년만에 6배로 증가했다는 사실이 놀라게 한다. 검거된 마약사범 중에는 직장인과 택시기사는 물론 농어민과 유치원장까지 끼어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농어민들은 쌓이는 피로감 해소와 통증완화를 위해 진통주사제인 염산날부핀을 마약대용으로 상습 투약해 왔고, 유치원장은 경영난과 과중한 업무 등 직업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마약을 사용해 왔다.
그동안 수사당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까지 퇴치운동을 벌여왔음에도 줄기는 커녕 가정과 농어촌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우려할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최근엔 안산의 어느 병원 간호사가 환자 처방전을 위조해 빼돌린 마약류를 자신에게 투약해 왔고, 환각상태에서 수술환자들에게 진통용 마약을 투여해 오다 적발됐다.
마약의 해독은 사용자 개인을 황폐화 시킬뿐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해를 끼쳐 결국 사회와 나라까지 병들게 하는 등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강력한 단속과 제재를 필요로 한다. 마약사범의 급격한 증가가 국제 교류의 활성화와 외환위기사태 이후의 실직과 기업도산 등 사회불안 증가 때문이라지만 그동안 당국의 대응이 안일하고 미온적인 때는 없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지난해 8월 인천공항의 휴대품 검사가 허술한 점을 노려 100억원 어치의 중국산 히로뽕을 밀반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것도 공항 단속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마약을 퇴치하기 위해선 공항과 항만 등 유입루트의 완전 차단 등 철저한 감시와 함께 마약의 해독을 알리는 대국민 홍보 및 계도를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수사장비의 첨단화와 수사인력의 보강을 서두르는 한편 마약사범은 중벌로 다스려야 한다. 예방·단속 못지않게 치료를 통해 정상인으로 회복시키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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