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개각이 성공하려면

최근 각종 게이트로 얼룩진 정국을 돌파하기 위하여 이번주 개각이 있을 것 같다. 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윤태식 게이트에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까지 연루되어 있는 상황이니 청와대 비서관을 포함 조각수준의 대폭 개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개각 일정까지 발표한 것으로 볼 때 개각은 사실상 오래 전부터 준비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개각은 어느 때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보물발굴 사업에 관련된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씨가 국정원, 해군, 해경은 물론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개입시킴으로써 ‘청와대 게이트’로 까지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번 개각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이번 개각은 임기를 1년 남겨 놓은 대통령의 마지막 개각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대통령이 DJP 연합 정권이 붕괴된 이후 다른 정치권의 간섭없이 순수한 자신의 의도대로 하는 조각 성격의 개각이기에 어떤 개각이 이루어지느냐 하는 것은 국민적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개각에 따라 앞으로 남은 1년의 국정을 원만하게 운영하느냐 또는 허송세월로 보내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개각이 성공하려면 대통령은 우선 최근 불거진 각종 게이트에 관련된 청와대 측근을 비롯한 부정부패 관련자들을 성역없이 조사, 처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천명이 있어야 한다. 관련자 조사는 검찰이 하겠지만 수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지기 위하여 관련자들을 전원 사직시킴은 물론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수사 범위에는 친인척도 포함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정부가 지금까지 행한 인사는 최근 민주당내 대선주자들까지 비판할 정도로 지연, 학연, 특정 계보 등에 편중된 인사였기에 사실상 실패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개각에서는 어느 때보다 능력과 청렴성을 겸비한 인재를 등용하여야 한다. 특히 금년은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라는 큰 정치 일정이 있으므로 이를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한 탈정치형 내각이 구성되어야 한다.

민주당 총재직까지 포기할 정도로 국정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한 대통령의 의지가 이번 개각에 분명하게 나타나야 한다. 더이상 정치적 게임을 하는 개각이 아닌 국민을 위한 개각이 이루어 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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