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용품업계 '월드컵특수' 잡아라

<스포츠용품업계 월드컵 마케팅>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를 앞두고 각종 스포츠용품사들이 월드컵에 대비한 마케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단일행사 이벤트 비용으로는 파격적인 수준의 예산을 짜는가 하면 이벤트 내용에 대해 회사 내에서도 극비에 부칠 만큼 첩보전을 방불케 하고있다.

특히 지난 9월 11일 미국 테러사태 이래 전반적인 경기 하락 속에서 2002년 월드컵은 침체된 국내 경제에 활력을 넣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수도 있는 다국적 스포츠용품 기업들과 국내 토종 스포츠용품 회사들의 월드컵 마케팅 전략을 점검해 본다.

■2002년 스포츠 마케팅 비용 대폭 확대

해외 다국적기업인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2002 월드컵에 각각 최소 500억원 이상을 홍보마케팅에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지난 해 2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올해는 지난 해와 대비 10%에서 최대 40%까지 매출이 증대할 것으로기대하고 있다.

2002FIFA 한일월드컵 공식 후원업체인 아디다스는 지난 해 출시한 2002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의 판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월드컵 마케팅에 들어갔다.

2002년 3월에 ‘2002 아디다스컵 4대4 유소년 전국축구대회’, 5월에는 ‘2002 아디다스컵 세계4대4 유소년 축구대회’를 한국과 일본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디다스코리아는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렸던 지난 해보다 15% 이상 증가한 마케팅 비용을 계획하고 있다.

축구 분야에서는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전체적인 스포츠 용품 시장 1위인 나이키를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가 아닌 나이키와 휠라 등은 2월부터 본격적인 월드컵 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구체적인 마케팅 기법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공식후원업체가 아닐 경우 월드컵과 관련한 행사를 펼칠 수 없고 축구장일정 반경내에서 어떠한 홍보활동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디다스와 함께 세계 최대 스포츠업체인 나이키가 월드컵 마케팅 전략으로 98년 내세운 것이 바로 ‘게릴라 마케팅’이다.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나이키는 파리 라데팡스 지역에 ‘나이키파크’를 열고 창사 이래 최대의 물량공세를 펼쳤었다.

FIFA의 공식후원사가 아닌 나이키는 경기장 부근에서 행사를 벌일 수 없어 경기장과 상당한 거리에 터를 잡고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모으는 성과를 올렸지만 FIFA, 아디다스와의 관계가 악화된 바 있다.

이에 따라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서는 ‘붉은 악마’에게 티셔츠 3000장을 배포하고 히딩크 감독의 얼굴을 넣은 티셔츠 몇장을 전국 매장에 진열한 게 전부일 정도로 소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했었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곧 열릴 월드컵으로 보고 ‘월드컵’ 표시가 나지 않는 ‘월드컵 게릴라 마케팅’으로 격전을 벌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휠라코리아도 2002 월드컵을 위해 수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책정하고 최대의 효과를 위해 여러가지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2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월드컵에 대비해 20억원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진 휠라는 수백명이 참여하는 캠페인성 이벤트를 개최, 고객 사은행사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토종브랜드 월드컵 틈새시장을 노려라

해외 다국적기업들의 막강한 물량공세에서 열세인 국내 업체들은 갖가지 아이디어와 축구 후진국에 대한 지원 등의 깜짝 이벤트로 이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아디다스처럼 글로벌 브랜드로서 FIFA와 전통적인 협력관계에 있거나 세계적인 규모를 갖춘 나이키나 필라와는 달리 토종 국내 스포츠업체들은 조직과 자금면에서 열세다.

하지만 제각기 월드컵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하위권의 월드컵 진출 국가팀을 후원하거나 유명 축구 스타들과 계약을 통해 브랜드 노출을 통한 마케팅 방법이 대표적인 예이다.

월드컵에 맞춰 다양한 축구 관련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축구 전문 브랜드인 키카의 경우 프로선수들의 키카 브랜드 착용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키카는 바레인 국가 대표팀을 공식 후원해 월드컵 예선전에서 매스컴 노출을 노리는 있으며 현재 중국 프로 2팀을 공식후원하며 해외 시장 개척은 물론 2002 한일월드컵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

키카는 월드컵 입장권을 활용해 판촉활동을 겸한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고 외식전문업체인 마르쉐와 연계해 어린이 그림대회를 간접 지원하는 등 기업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

화승의 경우 축구관련 상품개발을 확대 강화하고 사회체육 활성화와 이벤트후원 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다.

꿈나무 어린이 축구교실와 아마추어 대회 등 사회체육과 관련된 축구 행사 적극 지원하고 풋살대회 개최 및 축구 선수단 스폰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OK캐쉬백과 함께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행사도 추진할 것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스펙스는 최근 ‘월드컵기획단’을 설립하고 단일 스포츠행사 마케팅 비용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규모인 20억원을 쏟아부을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세부 전략은 극비에 부친 채 지난 해말까지 계획수립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내수시장에 국한됐던 데서 벗어나 아시아권으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프로스펙스는 국내에서 열리는 월드컵까지 외국기업들에 넘겨줄수 없다며 깜짝 아이디어로 승부를 내겠다는 각오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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