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속설…진실인가 거짓인가>술>
술 잘 넘어간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는 술. 주당(酒黨)들에겐 철학이요 신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술처럼 속설과 허설이 많은 먹거리도 드물다.
특히 주당의 세계에서는 술과 관련된 온갖 검증되지 않은 속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요즘처럼 감기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한잔 쭉 들이키면 특효’라든가, 전작의 후유증으로 정신이 없어할 때는 ‘술은 원래 술로 푸는 법’이라면서 대낮에도 술잔을 돌리는 주당들을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수천년의 음주문화 속에서 ‘생활의 지혜’인양 그럴듯하게 이어져온 이 많은 속설들은 과연 사실일까.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애주가들을 위한 음주 상식을 소개한다.
▲감기엔 고춧가루 탄 소주가 특효약=고춧가루나 소주는 땀을 내게 해 체온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는 상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큰 땜질식 처방. 감기는 안정을 취하고 충분한 영양공급과 휴식을 취하면서 실내 환기를 시키는게 최고다.
▲숙취 해소에는 역시 해장술=해장술은 뇌의 중추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숙취의 고통을 느낄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이미 간세포와 위세포가 손상된 상태이기 때문에 간과 위를 더 해롭게 할 위험이 높다.
▲술꾼은 정력이 세다=술을 마시면 성욕은 증가하나 능력은 떨어진다는게 정설. 의학계에서는 대뇌로 전달되는 성적 자극이 무감각해져 오르가즘을 느끼기가 어려운데다 성적 무능력자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술은 식전에 마셔야 제 맛=빈 속에 마시는 술은 가장 몸에 해롭다. 알코올은 물에도, 기름에도 녹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술 마시기 전에는 지방 뿐 아니라 단백질과 미네랄을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술과 함께 먹는 안주로는 어포 따위의 마른 안주보다는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가 해독 작용에 도움이 되므로 바람직하다.
▲빨리 취하려면 섞어 마셔라=맥주와 양주 등을 서로 희석하면 도수가 낮아지기 때문에 대부분 자신의 주량을 초과하여 많이 마시게 된다. 때문에 훨씬 빨리 취하고 숙취현상도 심하게 일어날 수 있다.
▲토하고 싶을 때는 토하는게 좋다=나오는 것은 참을 필요가 없지만 억지로 토하지는 말아야 한다. 억지로 토할 경우 기도를 막거나 위장과 식도 부위의 혈관이 찢어져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며 특히 위산 때문에 식도염이 생길 수도 있다.
▲홧김에 마신 술은 뒤끝이 좋지 않다=울적한 기분을 달래려 마신다고 간장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가 늦어질 이유는 없다. 하지만 속상한 기분에 많은 양을 마시거나 같은 양이라도 빨리 마시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나온다.
▲한잔 술은 백약 중에 으뜸=소주 한 잔이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2∼0.04% 상태가 된다. 이 정도면 간장에 별 부담을 안주는데다 혈관이 열리고 혈압도 저하 경향을 보이면서 기분이 상쾌해지고 머리가 오히려 산뜻해진다. 하루 한 두잔의 술은 심장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술을 빨리 깨려면 목욕이나 조깅을=음주 후 사우나는 술을 일찍 깨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일정 시간이 지나 몸 안에서 알코올이 완전 분해돼야 술이 깨기 때문이다.
숙취 상태에서 기분 전환으로 목욕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술에 취해 있을 때 목욕탕, 사우나에 들어간다든지 조깅을 하는 것은 오히려 삼가야 한다.
체내에 남아있는 알코올이 수분과 함께 땀으로 빠져 나오면서 자칫 탈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여자가 남자보다 빨리 취한다=여자는 남자보다 알코올 분해효소가 선천적으로 적어 남자보다 같은 양의 술을 먹어도 빨리 취한다. 체구가 작은데다 체내에 수분이 적은 것도 한 이유. 남자보다 알코올로 인한 간 질환이 발생하기 더 쉽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이관식기자 k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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