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이후 결혼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반면에 이혼은 늘고 있다는 한국 여성개발원의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결혼 대 이혼 비율’은 1990년 11.3%에서 2000년 35.9%로 뛰었다. 재혼도 같이 급증 중이다. 2000년 현재 부부 한 쪽 이상이 재혼인 경우는 13.1%이다. 여덟집 중 한 집이 재혼 가정인 셈이다.
수원지방법원 가사재판부에 따르면 2001년 한햇동안 소송을 통한 이혼이 3천911건으로 전년도인 2000년 3천117건에 비해 23% 증가했다. 협의이혼도 2000년 8천200여건에서 2001년 8천485건으로 22% 정도 늘어났다. 이혼소송의 가장 큰 사유는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남자는 37%, 여자는 45%다. ‘본인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남자 28%, 여자 17%인 점을 보면 남녀간의 자존심 경쟁이 이혼 사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혼부부의 48%가 결혼 3년이 되지 않은 신혼이며 결혼생활 20년 이상된 부부의 이혼율도 전체 12%에 이른다고 한다. ‘자녀의 앞날과 부부간의 정’때문에 이혼해서는 안된다는 전통적인 가치관의 파괴가 이혼율을 급증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이혼에 대한 사회 인식도 ‘자식들보다는 이혼 당사자들의 인생이 더 중요하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이혼을 부추기는 것 같다.
생판 모르던 남녀가 결혼을 하고 함께 살면서 부부싸움을 한번도 하지 않은 가정이 있는지, 또 이혼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부부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러다간 멀지 않아 이혼율과 결혼율이 같아질 것 같다.
얼마 전 영화배우 김지미씨가 1991년 네번째로 결혼한 심장병 전문의 이종구씨와 헤어질 것이라는 말들이 있었다. 62세의 김지미씨는 알려진대로 영화감독 홍성기씨, 영화배우 최무룡씨, 가수 나훈아씨와 결혼, 이혼한 과거가 있다. 별거중이라는 70세의 이종구씨와 이혼을 한다면 네번 결혼, 네번 이혼하는 셈인데 파경설 사유가 성격차이와 금전갈등이라고 한다. 김지미씨는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유행어를 낳은 장본인이다. 아무래도 이혼, 특히 황혼이혼이 유행할 것 같아 걱정이 된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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