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대책에 만전 기해야

겨울 가뭄이 전국적으로 지속되면서 식수난과 농업용수 부족이 심히 우려된다. 건설교통부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한강·금강·낙동강·섬진강 등 4대강 수계 13개 다목적 댐의 저수율이 35.6%로 봄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해 같은 시기의 39.5% 보다도 3.9%포인트 낮다고 한다. 이같은 저수율은 예년 평균 저수율 42.4%에 비해 6.8%포인트나 낮은 수치여서 걱정스러운 것이다. 특히 다목적 댐 물이 아닌 지방 상수도가 공급되는 곳 가운데 시간제 급수를 받고 있는 지역 중 경기도만 하여도 급수인구가 14개 시·군 94개 읍·면에 9만여만명에 이른다고 하니 급수난의 심각성을 알게 한다.

농업용수 또한 부족한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저수지들이 거의 바닥이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경기도의 경우 시·군과 농업관리공사가 관리하는 도내 408개 농업용 저수지의 최근 저수율이 88%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8%에 비해 10%포인트 떨어져 있다.

저수율 하락은 지난해 9월 이후 강수량이 적어 90년만의 혹독한 가뭄을 치렀던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어서 걱정이 크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영농철에 물을 사용해 저수율이 55%까지 떨어졌으나 가을부터 지금까지 큰 비와 큰 눈이 내리지 않아 저수지에 물을 많이 가두지 못한 탓이다. 더구나 기상청이 올 3∼4월 건조한 날이 많을 것으로 예보해 관계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만일 이같이 낮은 저수율 상태에서 벼농사 못자리가 시작될 오는 4월까지 강수량이 적을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가뭄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정을 개발하고 저수지를 준설, 농업용수를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하천굴착 및 보 설치 등 간이 용수원을 개발해야 한다. 가뭄 대처에는 농민들 뿐만 아니라 도시지역 주민들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 특히 수돗물을 아껴야 함은 물론 법규가 권장하는 제도를 이행하여야 한다.

예컨대 지난 1999년 4월30일 개정된 수도법은 상수도를 절약하는 좋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건축물 신축 및 증축시 대·소변기와 수도꼭지 등에 대해 절수형기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건축물 대부분이 절수설비를 미설치, 수돗물 절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은 실로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가뭄은 농사와 급수만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는 것이다. 당국은 관정 개발과 저수지 준설 등을 신속, 철저하게 추진하고, 도시지역 주민들은 수돗물 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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